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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끄적끄적

육아일기 #2

thezine 2014. 7. 15. 00:40
두번째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처음만 기억에 남아서 #2다.

어린이집에서 쓰는 이불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쓰던 거라 아이가 무척이나 아끼고 집착한다.
주말엔 집에 갖고와 빨아서 다시 보내곤 하는데,
종종 아이는 빨래를 하러 이불을 가져가는 것도 못참곤 한다.
어젠 일요일 저녁이 되도록 빨래를 하지 못해서 눈치만 보다가(?)
순간포착 주의 흐트러트리기 작전 끝에 세탁기에 넣어 급속코스를 돌리는데 성공.
그리고도 한참을 다른 놀이에 열중하던 아이는
갑자기 주위를 둘러보고는 그닥 아무렇지 않다는 말투로 "빨래했어?" 이야기 하곤 쿨하게 다른 놀이에 다시 열중한다.
순간 찔렸던 엄마아빠는 다른 말로 주의를 돌리는 척 했지만,
한편으론 아이가 부모의 유치한 작전을 눈치챈건지
아니면 우리가 제발저려 한 건지 아리송했다.

지금까지 아이의 모든 의식과 욕구를 이해하고 통제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어쩌면 조금씩, 아이는 아이만의 통찰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모가 자만하는 사이, 독립된 인격과 인식을 가진 한 사람으로,
인지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며 정신적으로 독립해나가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그리 멀지 않아 나의 이야기가 될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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