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ZINE

젊은 아빠 본문

잡담끄적끄적

젊은 아빠

thezine 2016. 5. 19. 23:13

늦은 시간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집을 나서는데 동네 할머니들이 준원이를 보고는 귀엽다고들 하신다. 그 전에 준원이가 "할머니!" 하면서 가리켜가며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 아이들에 인사를 시키고 다시 가던 길을 가는데 할머니들끼리 '아빠가 퇴근하고 데리고 가는구나. 젊은 아빠네' 하는 말이 들린다. 내 생각엔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답십리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시장을 돌아다니는데 시장 아주머니가 아버지에게 '아빠가 젊으시네, 몇 살에 결혼했냐' 그런 이야길 주고 받으시던 일이 있다. 그게 뭐 별 일인가 싶지만 어쨌든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 그 후로도 아버지가 연세에 비해 젊어보이신다는 생각이 머리에 박힌 것 같다. 가족끼리 객관적인 평가를 하긴 어렵지만 여전히 그러신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기억에 선명한 그 단어를 나도 듣게 되는구나... 감상에 빠질 겨를도 없이 바쁜 귀가길이었지만, 이렇게 아이들 재우고 컴퓨터 앞에 짧게라도 끄적거릴 만큼, 오늘 하루의 느낌표 하나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 전에 회사에서 있었던 인공지능에 대한 강연은, 강의 90분에 질의응답 30분 중, 전반 1시간 가까이 미친 듯이 졸았지만 ㅡㅡ 기억나는 부분만 해도 인상 깊은 부분이기도 했고.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놓고 어느 필자는 '한국이 인공지능에 대한 각성의 계기'라고 평가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소일하는 아주머니들도 인공지능과 아이들의 장래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


 인간의 직업 상당 부분을 기계에게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예측하는 김대식 교수의 강의를 들은 후, '젊은 아빠'의 손을 잡고 다니던 내가 '젊은 아빠'가 되어 아이들 손을 잡고 퇴근한 날,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본다.


 불확실성은 나날이 커져가고 변화의 속도 자체가 빨라진다는 세상에, 기대수명은 100살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무병장수가 함께 어우러진 그 미래는 어떤 곳일까... 음냐...

'잡담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  (0) 2016.07.20
난독증 소고  (0) 2016.07.10
쏘쿨  (0) 2016.04.05
까치발  (0) 2016.03.18
마음의 여유  (1) 2016.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