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ZINE

난독증 소고 본문

잡담끄적끄적

난독증 소고

thezine 2016. 7. 10. 11:52
책을 읽던 중 난독증 이야기가 나와서 문득 궁금해졌다. 미국에는 성공한 사람들 중에 난독증을 이렇게 극복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많다. 이 책에 나온 인물은 아니지만 톰 크루즈도 난독증을 진단받아서 누군가 대본을 읽어주면 외우는 식으로 연기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난독증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 자체를 들은 적이 거의 없다.

어쩌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선에 있는 수준의 인지장애로 보기 때문일까요? 말하자면 한국이나 미국이나 발생빈도는 비슷한데,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 것인지.

혹은 한글이 워낙 쉬워서 난독증을 덜 겪는 걸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런 글이 있다.

"난독증의 증상은 단순히 듣고 말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고 지능도 정상이지만 글을 잘 읽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단어를 정확하게 떠올리지 못하는 병이다.

......

난독증은 태어나면서부터 나타날 수 있으며 평생 그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주로 하나의 철자가 여러 가지로 발음되는 영어나 불어권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부분을 보니, "한국 등, 한자문화권 나라는 숫자세기가 간편해서 수학실력이 우수하다"는 이야기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실제로도, '백이십삼'에 비해 'one hundred twenty three'는 글자 수도, 길이도, 음절수도 길다. 나같아도 영어로 산수 공부하기 짜증났을 것 같다.

그런데 찾아보니 좋은 소식(?)만 나오진 않는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국민들의 실질 문맹률을 비교하는 22개 경제개발기구(OECD) 가입국 국민의 문서해독능력 비교에서 꼴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전 국민의 75% 이상이 새로운 직업에 필요한 정보나 기술을 배울 수 없을 정도로 일상문서 해독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OECD 국가 문서해독 능력 비교는 구직원서 봉급명세서 등 일상적인 문서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을 비교한 것으로,각종 첨단정보가 일상화된 선진국 사회에서는 단순히 글씨해독 능력을 보여주는 문맹률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문맹률로 간주된다.

........ (중략).........

KEDI 관계자는 “이처럼 우리 국민의 문서독해 능력이 떨어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학교 교육의 초점이 실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데 있는 게 아니라 입시위주이기 때문”이라면서 “대학교육도 새로운 정보 수용을 방기한 채 지나치게 고답적인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행히(?) 한국인은 숫자세기에도 익숙하고, 한글이 쉬운 덕에 난독증도 적지만, 반면 문서해독능력은 아주 부족하다고 한다. 문서해독력이라는 게 쉽게 이야기 하면 매뉴얼, 공지문, 공식문서를 보고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를 말하는 것 같다.

마지막 기사문의 마무리는 늘 그렇듯 "교육이 문제야"로 끝났는데, 문서해독력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모르지만, 한국인의 글쓰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의역이든 직역이든 번역을 하려면 문장구조를 들여다보게 되는데, 번역자의 입장에서 보면 문장 구성이 이상한 경우가 많다. 결국 뜻을 잘 이해해서 풀어서 의역을 해야한다. 이유없이 길거나, 불필요한 수식어나, 비문이지만 습관적으로 넣는 표현.

워낙 글쓰는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 -> 글을 쓰면 명료하지 않다. -> 같은 말도 어렵게 쓰니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 문서해독능력이 떨어진다.

이런 결과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처음에 궁금했던 건 해결했다. 뉴스 기사 2개로 다 정리가 되네.

'잡담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 키우는 맛  (0) 2016.07.21
추억  (0) 2016.07.20
젊은 아빠  (1) 2016.05.19
쏘쿨  (0) 2016.04.05
까치발  (0) 201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