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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출일기

부조화

thezine 2020. 5. 24. 22:34

어리목 휴게소에서 차에서 내리면 어승생악 정상까지는 30분 거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곳. 부지런히 걷다 뛰다 했더니 하산은 12분만에 했다. 주차장이 해발 1000미터 정도, 정상은 1200미터 높이인데 이 정도로도 귀는 조금씩 막히곤 했다

 

 

왕관처럼 활짝 핀(?) 고사리를 지나 정상에 다다르니...

정상에는 통신사 안테나가 나를 반겨준다. 안테나는 정상 말고 그 옆 봉우리에 설치한 대둔산의 센스가 아쉬워 제목을 부조화라고 적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일본군 진지의 유적이... 이 조용한 곳에서 진지를 만들고 지키고 있는다 한들 얼마나 방어 효과가 있었을까. 내부는 어두워서 대충 보고 나왔는데, 다시 사진을 보며 생각해보니 75년전 진지를 만드는데 동원되었을 도민과 강제노동을 시켰을 일본군은 각각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는 빠른 속도로 구름이 흘러가고 있어 운치는 있는데 백록담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네.

 

전망용 망원경에 핸드폰 카메라를 대니 내가 타고 온 렌터카가 보인다. 더 줌을 당기면 손짓도 보일 것 같다.

 

 

산 여기저기 키작은 대나무(잎처럼 생겨서 대나무 사촌인 줄 알았는데 다른 풀이었던 어떤 풀)가 많이 자라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 노지 캠핑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끝이 있는, 한정적인 고독감이라는 사치재를 떠올리게 했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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