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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출일기

서울 순례길

thezine 2022. 6. 12. 23:45

와룡공원 한양도성

청와대 견학길에 오른 가족들을 내려주고 잠시 쉴 곳을 찾는다는 게 북악 스카이웨이를 빙 돌아 성북구 어딘가를 헤메다가, 언젠가 지나쳐본 것 같은 곳을 지나 평생 한 번도 와볼 일이 없었던 곳을 거쳐 돌아다녔다. 어느 한 곳 제대로 자리잡고 뭔가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저쪽 동네의 낯선 풍경을 훑고 온 것은 좋았다.


오래된 동네를 통채로 들어내고 원래 있던 골목의 흔적이 아예 사라져버린 '뉴타운' 동네에 살고 있다보니 더 낯설었던 것 아닐까 싶다. 서울이 오래된 도시였지, 하는 흔적들이 남아있는 곳, 어쩌면 등잔 밑 그늘처럼 가려진 동네, 그런 느낌인데도 구석구석 카페가 있고 맛집이 있고 그곳들을 찾아온 인파가 줄을 서있다. 정말 내가 사는 도시와 같은 도시일까 싶을 만큼 이질적이다. 제주도 둘레길만큼이나 걸어보고 돌아볼 가치가 있는 곳들이다 싶다.

언덕도 많고 주차 난이도는 높고,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포기하고 마냥 걸어다녀야 할 것 같은 곳이 많다는 게 문제(?)인데, 아무래도 지도와 로드뷰로 랜선 여행으로 한참을 돌아다니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서울을 피자 조각 개수 정도로 쪼개본다면 그래도 다른 곳들은 가끔씩 지나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딱 이 한 조각, 한양의 중심지였던 이곳들은 어쩌다보니 이렇게 유독 눈에 익지 않은 신기한 동네로 남아있었다니.

더위가 가실 때까지 데스크 서치, 날씨가 좋아지면 맛집을 휴게소 삼아 여러 곳 걸어다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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