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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빌린 책

thezine 2020. 7. 13. 23:38

존 마스 작가의 더원. 책 사러 앱을 켰다가 ebook 대여 행사를 하기에 잘 모르는 책인데 그냥 골랐다. (다른 책들이라고 잘 알고 고를 리도 없지만.)

3개월인가 2개월인가 빌리는 돈이 5900원인데 5000원 쿠폰 페이백이라는 말에 공짜 양잿물 드링킹 하는 충동구매...

시간이 되면 짤 없이 반납해야 하는 (ebook 앱에서 시간분초까지 맞춰 자동으로 사라질) 책이라 그런가, 요즘 잘 읽지 않던 책인데 짧은 시간에 다 읽었다.

서평까진 아닌데 예상? 기대?했던 SF가 아니어서 실망했지만 누군가 공들여 쌓아올린 이야기를 둘러보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니 가상의 상황에 현실을 비춰보고 재미를 느낀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제목만 보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감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알로하 나의 엄마들'

예전에 신청해놓고 얼마 전에야 빌렸다. 소설인지 에세이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내가 신청한 건 기억이 나서 빌려왔다.

하와이 여행에서 내가 만난 교민들은, 내가 본 사람은 몇 명 안되지만, 고된 생계의 무게에 지친 느낌이었다. 이 책은 조선시대 말, 하와이로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내가 만난 교민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놀러가기만 했던 하와이에 이런 역사가... 라는 생각을 하며 이 책도 열심히 읽고 있다. 이 역시 빌린 책이 주는 쪼는 맛(?) 때문이려나? 클릭 두어번에 대여기간이 연장되고 조금 늦어도 뭐라 하는 이도 없는 사내도서관이라 긴장감은 떨어진다.


책꽂이를 채운 책들의 부피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한 번 읽은 책은 십중구점구구구 다시 읽지 않으면서도 오랜 시간 종이가 누래지도록 끌어안고 살고 있다. 사람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고 익히 듣긴 했고, 합리적이다 싶은 잔소리를 다른 사람들에겐 하면서도, 이런 개인적인 부분(다 읽은, 다시 읽지 않을 책이 집 공간을 차지하게 놔두는 부분)에서 비합리적인 고집을 버리지 못하는 걸 보면, 내가 진짜 합리적인 사람인지, 그러려고 노력 중인 사람인지 티가 난다는 생각이 살짝 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앞으로도 책은 버리기 어려울 것 같다.

빌린 책이라 이렇게 빨리 읽나 싶기도 한데 사실 재미있어서 빨리 읽는 거다. 이제 그만 읽고 블로그 끄적이고 나면 바로 자려고 했는데 다시 조금 더 읽다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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