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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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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2019. 11. 25. 23:19

이런 책을 읽는다 말하기도 멋적어지는 책들. '글 써서 먹고 살고 싶으냐'고 바로 질문을 받을 것 같은 책 제목들이다. 어쩌다 보니까 이번에 같이 산 책이다. '작가의 수지'는 비행기를 타며 집어든 주말판 신문에서 짧게 소개한 글을 보고 골라들었고, 파란 책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연관 추천에서 본 건가 싶다.

 '작가의 수지'를 펼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내용이, 이 책의 작가가 교수 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별다른 연습이나 습작이라고 할만한 단계도 전혀 없이, 첫 작품으로 큰 상을 받고, 애초에 부업으로 돈을 벌 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서 이만한 성취를 이뤘다는 점.

 반면 파란 책은, (한국보다 대체로 독서량이 훨씬 많은 미국에서조차도) 작가로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내용인 것 같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사람들이 우리나라보다는 도서 시장이 발달했다는 공통점 외에도,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글쟁이로 먹고 살기가 쉽지 않을 텐데, 책을 시작하면서부터 '난 그냥 단지 부수입이 필요했고, 그래서 처음 글을 썼더니 이렇게 성공했어'라는 자랑 같은 배경 설명.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 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이 사람이 원래의 생업에 지장 없이 종사하면서도 이미 서른 후반에 첫 책을 출판했다는 점에서는 내가 참 어영부영 살고 있구나 싶기도 했고.

 얼마 전 서점에서 소설 코너를 둘러보는데 일본 책이 대부분인 것을 보고 적어도 소설 분야에서 일본 불매 운동은 힘들겠다 싶기도 하고, 그만큼 소설 저변이 넓은 이유가 뭘까, 단순히 인구가 3배 더 많기 때문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지금은 저물어가는 태양이라고 하지만 화려하게 불살랐던 7080 시절 일본 문화의 저력이, 마치 불 꺼져도 한참을 따뜻함을 유지하는 온돌처럼 남아있는 것일까?


책을 사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완독은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책을 좀 골라서 어디 창고로 보내버릴까도 생각 중. (다시 읽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도 버리진 않는 이놈의 집착?애착?...)

 저자의 자기 자랑을 읽으면서 책 펼치고 10분 만에 잠시 현자타임이 와서 소감을 남겨본다. 난 책을 열심히 사모을 뿐, 열심히 읽지는 못하지만 책이란 것은 몇 페이지만 읽어도 생각거리들이 뿜뿜 솟아난다. 이것이 독서의 맛이다. 그런데 뇌가 평소에 너무 피곤한 건지, 즐거운 자극에조차도 이내 피곤해진다. 사는 게 너무 팍팍하다. 그래도 10분짜리 자극도 괜찮다. 다만 읽는 시간이 짧아서 진도가 안 나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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