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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독전감: 어떻게 죽을 것인가

thezine 2019. 11. 26. 21:53

소설 은교를 읽은 이후 내내 늙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지내는데, 결국 늙음의 끝은 죽음으로 이어진다. 죽음에 대한 에세이로 여러 곳에서 추천글을 접한 책이다. 뉴욕 무슨 잡지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다느니, 저자는 하버드 출신 의사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책에 집중하는 데는 도움이 안되는 정보들이지만, 아무튼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샀다.) 책과 무관한 이야기지만 미국에서 특히나 이렇게 지식과 깊은 사유가 녹아있는 베스트셀러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겠지. 미국은 그 빈부격차 만큼이나 엘리트와 하층민의 지식 격차도 큰 것 같다. 엘리트는 무너진 초중등 공교육 틈바구니 속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교를 거치며 부모의 풍족한 부의 뒷받침 속에서, 아름다운 대자연을 가까이에 접하면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명문 학교를 졸업하고 (썩어도 준치라고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와 사회에서 성장하며 풍부한 삶과 깊은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이런 좋은 에세이도 그런 환경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처음 접한 건 이 책을 읽다가, 이 책의 저자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책을 쓴다고 했던 부분 때문이다. ('나는 매일 시체를 보러 간다'도 길지 않고 나름 재밌게 읽었다. 기억나는 것 한 가지는 '연명치료는 하지 말자'라는 것. 간단하지만 인생에 참고할 만한 한 마디라고 생각)

맨날 늙고 죽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좀 이상해보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내 나이도 이제 반환점은 지났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노화방지 과학이 많이 발전하고 있으니 미래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노화방지 기술이 발달한다고 시간이 흐르고 인간이 (육체의 나이는 지금보다 조금 먹게 된다 하더라도) 정신의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느려지는 것은 아니다.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의 인생에 지워진 숙제와 고통과 즐거움은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 에 앞서 어떻게 죽어갈(=나이 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후우~욱 밀려온다.


제 책 표지만 넘겼는데 좀 오바스럽지만 아무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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