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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서평] 현실육아상담소

thezine 2023. 11. 29. 00:27

 모바일 기기와 SNS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 기존의 PC를 옹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성'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생산적인 활동에는 PC가 우세인 듯 하지만 모바일OS가 PC와 비슷한 형태의 옵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 외에도, 정보 습득 방식이 모바일 & APP 기반으로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PC 시절 대비 모바일 기기 생산성의 강약을 논하기보다는 모바일 기기의 강점은 다른 방향으로 강화되어왔는데, 어디에서나 핸드폰으로 강의를 듣는다거나 유튜브로 수업, 시사, 부동산, 재테크, 정치... 정보를 입수하는 경로 자체가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변해왔다고 느낀다.

 

 이렇게 조선미 교수의 강의를 유튜브에서 처음 접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한 문단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이 분의 책이 있다는 걸 알고 이 책을 읽었다. 내가 워낙에 여러 책을 동시에 읽고, 그때 그때 골라집어 읽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분량에 비해 완독에 긴 시간이 걸렸다. 개는 문제가 없고 보호자가 문제라고, 아이가 문제가 아니고 부모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스타일의 내용은 아니고 부모들을 혼내는 내용도 아니지만 뭔가 읽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재밌다, 흥미롭다 라고만 느끼기에는, 모든 아이 가진 자의 부채의식을 건드리는 내용이라 어쩔 수 없다.

 

 대체로 내 상황(아이들 나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보다는 미취학 연령대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는 쉽게 장을 넘기고 마음이 가뿐했던 것을 보면,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읽기가 어려울 때가 있었다'는 내 논리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육아의 고민 속에 살아가는 부모들과 오랫동안 소통해온 분이 본인도 부모로서 깊게 공감할 수 있게 엮은 책이다. 부모로서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교수, 학자 느낌보다는 현명한 육아 현자 느낌.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가끔 느꼈던 점라 더 공감이 되고 도움이 되었던 내용을 하나 꼽자면, 아이들에게는 꾸중이건, 자상한 설명이건 요점만 간명해야 한다. 꼭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논리적으로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단호하고 명확하게 시킨다거나, 잘못한 점에 대해서, 고칠 점에 대해서도 설명을 길게 하지 말고 요점만 간단히 말하라는 점.

 

 업무용 이메일은 두괄식으로 쓰라던 오래 전 강사의 가르침은 똑같은 이치로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도움이 되는 진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