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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서평]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2

thezine 2024. 6. 26. 23:22


정확한 제목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2, 정대리 권사원 편"이다. 지난 번에 읽은 김부장 1편(https://thezine.tistory.com/m/593)에 이어서 3권까지 나와있다. 지난번에는 김부장은 그 나이대&세대의 평범하게 비루한 인물이었고, 이번에는 대리, 사원급의 나이와 관점에서 다른 캐릭터를 가진 두 사회 초년생 인물의 이야기다.

두툼한 하드커버 표지에, 큰 글씨에 넓은 줄간격에 자주 나오는 간지(interleaf, 間紙)에, 분량으로 따지면 꽤나 양이 적은 책이다. 신국판(152×225mm)으로 나오는 책들의 보통 글씨, 보통 줄간격이었으면 세 권 합쳐서 한 권 정도로 나왔을 것 같다. 그래도 뭔가 트렌드에 맞아서 잘 팔리는 책일  텐데 그래도 너무 날로 먹는 분량이라는 생각은 든다. 정대리 캐릭터는 전형적이고 틀에 박힌, 식상하고 과장된 느낌의 생각없이 사는 인물이고, 그 점은 권사원의 남친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신기한건, 이렇게 식상한 인물들의 식상한 고민과 식상한 순간들을 다룬 책인데 꽤 재밌게 훌훌 넘기며 읽을 수 있다는 점. 3권도 볼 계획이다. 한번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쉬운 문체, 생각나는 대로 쉬지 않고 썼을 법한 빠른 호흡 덕분도 있다. 기회가 있으면 일독을 권하고도 싶다. 책 한 권을 끝냈다는 작은 성취감을 쉽게 안겨주는 책이다.

다만, '시크릿' 부류의, 과소한 적은 분량을 꾸역꾸역 어거지로 책 한 권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영 별로지만 그렇게라도 출판업계에 숨통이 트이면 좋겠다. (내 마음 속에 출판 생태계는 영양분이 쉽게 비에 씻겨 가버리는 제주 땅에 풀 심기 같이 척박한 이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