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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영화 '어웨이크' - 제시카 알바와 전지현의 비교

thezine 2008. 4. 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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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웨이크'는 수술 중에 정신이 깨어나고 감각은 살아있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을 다룬 영화다. 극 중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가슴을 칼로 가르고 드릴로 뼈를 자르고 겸자로 뼈를 벌리는 수술 과정을 모두 직접 느껴야 하는 끔찍한 상황에 처한다. 이 부분까지는 이미 알 사람들 다 아는 부분이고,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테니 여기까지.

 수술 중에 의식이 돌아오는 '수술 중 각성' 현상은 실제로도 드물게 발생은 하지만 보통은 감각도 마취가 되고 다만 어렴풋한 의식만 있는 상태라고 한다. 영화처럼 칼로 생살을 자르는 것을 느끼는 경우는 더 드물다는 말씀.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몸을 움직일 수 없다면 신경 역시 마취가 되었다는 말 = 고통을 느끼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적인 상상력, 헐리우드적인 비약에 대해서는 굳이 짚고 넘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쨌거나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제시카 알바라는 배우의 존재다. 전에도 제시카 알바가 출연하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내 느낌은 배우 전지현과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관계와 비슷하다. 영화가 한 배우로 인해 빛날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

 중국에서 인기를 끈 한국 연예인은 꽤 많지만 전지현은 그 중에서도 최고라고 꼽을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인기를 얻게 된 이유를 대자면 (물론 미모 덕분이겠지만 그 미모를 빛나게 해준) '엽기적인 그녀'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중국에서 지낸 1년 반 남짓한 기간에만 해도 중국의 TV채널에서 이 영화를 틀어주는 걸 10번도 넘게 봤다. 전지현은 그 영화로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인기를 얻었는데 어떻게 말하면 그 영화가 전지현 덕분에 빛을 봤다고 할 수도 있다. 전지현이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는 아니지만 그 배우가 해야만 하는 역할이란 게 있다고 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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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느낌은 다를 수 있다. 예전에는 제시카 알바가 뭐가 예쁘냐고 생각했었는데 그때도 이미 제시카 알바를 추종하는 팬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순전히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그렇다. 전지현이 여배우의 지존이라는 평을 듣는 건 수컷들의 fantasy에 꼭 부합하는 외모 덕이 크다. 말하자면 '얼굴은 순정만화, 몸매는 에로영화'라는 공식인데 이 둘을 모두 갖춘 배우는 예쁜 여자가 득실댄다는 연예계에서도 드물다.

 제시카 알바의 외모가 전지현과 비슷한 스타일이라곤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제시카 알바가 발산하는 매력이 단순히 야한 장면이나 예쁜 얼굴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제시카 알바 역시 남성들의 fantasy를 자극하는 캐릭터지만 그 방식은 전지현과 다르다.

 영화 속에서 제시카 알바가 남자 주인공(남자 배우는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는 센스)과 달콤한 언어를 속삭이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습에서 제시카 알바는 남성들의 환상을 자극시킨다. 물론 간간이 나오는 야한 장면도 꼭 필요한(?) 보조 장치다. 말하자면 남성들의 외모에 대한 환상은 '청순함과 섹시함'이라면, 남자들이 연애에 대해 갖는 환상은 바로 낭만적이고 유혹적인 데이트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전자는 하드웨어, 후자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그리고 전지현은 여러 CF에서 그 하드웨어를 뽐내고 있고, 제시카 알바는 영화 '어웨이크'에서 그 소프트웨어를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 전지현은 '엽기..'이후로 영화에서는 빛을 못보고 있다는 말씀. 마치 고소영, 김태희처럼 말이다.)

 영화를 보고난 감상평으로는 상당히 특이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부터 영화평은 영화의 주제의식과는 무관하게 써왔는데, 오랜만에 영화평을 써도 그런 성향은 바뀌지가 않는다. 어쨌거나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제시카 알바의 존재감.

 영화의 재미? 헐리우드의 어지간한 수준 이상은 된다. 깊이 있는 감동까진 아니어도 보는 시간동안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극장에서건 DVD로건 한 번쯤 볼만한 가치는 있다. 이 정도면 영화평은 충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