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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얀마의 기부금 차이

thezine 2008. 5. 20. 12:12
 며칠을 사이로 아시아에 두 번의 커다란 자연 재해가 발생했다. 미얀마에서는 '나르기스'라고 불리는 사이클론이 여러 마을이 통채로 사라져버릴 정도로 큰 피해를 입혔다. 중국의 내륙 지역에서 인구도 많고 경제적인 비중도 큰 곳인 사천성의 원촨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아직도 통계가 나오지 않을 만큼 엄청난 수의 인구가 사상을 당했다.

 그런데 대형 자연 재해가 발생했다는 점과 아시아 국가라는 점 외에는 두 나라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중국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경제, 인구, 군사 대국이다. 공산당 일당 독재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미얀마의 군정과는 비교할 수 없다. 미얀마는 자원 부국이고 군부의 독재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 대부분이 빈곤하게 사는데도 거액을 들여 수도를 옮기고 괴상한 건물을 짓는 등 비상식적인 정치행위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곳이다. 군부의 수준은 역대 어느 독재정권 못지 않게 악독하지만 엄청난 자원 매장량 때문에 중국 등 인접국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우인터내셔널 같은 기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얀마에 진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한다.

 사이클론과 대지진이라는 상이한 형태의 자연 재해를 겪고 난 후 두 나라의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물론 중국 지진 관련 뉴스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 뉴스를 읽다가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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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활동을 많이 하는 장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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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기업을 세는 것보다, 중국과 무관한 기업을 세는 편이 더 빠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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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지자체도 지진 성금 전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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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체들도 중국에 다수 진출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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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기부 운동과 중국에서 활동 중인 유승준의 기부에 대한 기사

 중국인들의 기부 운동도 활발하다. 중국에서는 현재 대학가, 거리 등에서 활발하게 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형편에 따라 1위안(150원), 50위안(7,500원), 혹은 거액을 기부하거나 직접 차를 운전해서 피해 지역을 방문하고 구호품을 전달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장나라처럼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유승준, 안재욱 같은 연예인들도 기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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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 소식이 늘 칭찬만 따르진 않는다. 야오밍의 경우에는 버는 돈에 비해서 기부금이 너무 적다고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기업과 연예인, 유명 거부들의 기부가 이어지자 일부 네티즌은 기부 유무, 기부금 액수를 비교하며, 기부를 일찍 안했거나 기부금 액수가 실망스럽다고 생각되는 기부자들에 대해 비난하기도 했다.

 모두가 동정하고 공감하는 자연재해, 그리고 이어지는 기부 행렬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중국이 아니라 우리나라든 미국이든 일부 기부자에 대한 실망과 비난은 비슷하게 벌어졌을 것이다. 다만 자발적인 기부의 즐거움을 부담스런 의무감으로 바꾸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야오밍이 기부한 액수가 재산의 0.1%라고 가정하면 기부 액수가 적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자기 형편껏 재산의 0.1%라도 기부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런 사회적인 압력이 결국은 부유층과 사회 지도층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가진 재산에 걸맞는 액수를 기부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론 좋은 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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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기업, 정치권, 지자체, 한류 연예인들이 줄줄이 지진 피해민들을 위한 기부를 한다는 뉴스를 보니 미얀마의 상황이 궁금해졌다. '미얀마 기부'라는 검색어로 뉴스를 검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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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라는 단어 때문에 미얀마와 무관한 뉴스도 일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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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게이츠가 개인으로서 미얀마 피해에 기부를 했다는 뉴스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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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몇 개 되는 것 같다. 기업의 지원이 일부 있었으나 주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미얀마 사이클론 피해에 대한 뉴스는 지진 피해 뉴스에 비해 훨씬 적다.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적기 때문일 수도 있고 군부의 통제 때문에 미디어가 내보낼 수 있는 내용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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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관련 뉴스 중 '유엔,EU 등 국제사회 지원 손길'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미얀마 지원은 대부분 국제사회, 각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얀마가 자원 부국이기는 하지만 실제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들이 별로 없고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 중국처럼 부유층, 중산층이 많지도 않다. 현지에 진출한 외국 연예인도 없다.

 이미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전염병, 제방 붕괴 등 2차피해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그나마 사정이 좋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중국 정부나 중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반면에 미얀마 군사정권은 그나마 답지하는 구호 물품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도록 빗장을 걸어잠그거나 중간에 횡령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하니 '엎친데 덮친 격'이란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한 편으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선제공격을 퍼부은 미국이 미얀마 같은 군사정권은 왜 가만 놔둘까 싶은 생각도 들고, 국제 관계에 따라 관심을 덜 받는 미얀마 사람들의 처지가 조금은 서럽게도 느껴지기도 한다. (미얀마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중국의 반발 때문에 미얀마는 건드리지 못한다고도 한다. 참 복잡하다.)

 미얀마의 사이클론 희생자가 이미 10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타적인 활동에 대한 관심과 역량의 일부를 지진 사태와 함께 미얀마 피해자들에게도 돌릴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