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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 중국어선과 목포 해경의 충돌: 한중 언론보도와 네티즌 반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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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 중국어선과 목포 해경의 충돌: 한중 언론보도와 네티즌 반응

thezine 2008. 9. 28. 18:07


체포된 선원들

 중국 선원들과 목포 해경의 해상 충돌, 그리고 해경 1명의 사망 소식에 대해 한국에서는 공중파, YTN, 신문 등에서 사건 후속 상황과 관련 보도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중국에선 과연 어느 정도로 소식이 알려졌을까, 혹은 알려지기는 했을까 궁금했다. 아래 글은 중국의 보도 상황, 그리고 네티즌 반응을 찾아본 결과물이다.


 우선 간단히 관련 뉴스를 간단히 검색해보았는데 주요 포털과 뉴스 사이트에는 이미 비슷한 기사들이 올라와있다. 온라인 상의 컨텐츠가 대개 그러하듯 검색결과물들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반복되고 중복되는 자료들이 많다. 개중에는 컨텐츠를 무단으로 전제하는 경우도 흔하다. 아래 검색 결과물들은 중국 주요 매체의 관련 기사를 포털에서 전제한 것들이 많은 듯 하다.

'한국 해경'으로 구글 검색 결과

 "한국해경 사망사건이 확대되어 중국선원 11명 전부 구류됨" 이라는 제목이다. 온라인에서 본 뉴스를 보면 한국 연합통신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 많았지만 동아일보를 인용한 기사들도 많았다.

 동아일보가 중국어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기사문들을 중국어로 번역해서 올려놓았는데, 이때문에 중국 매체에서 동아일보 중국어 기사를 종종 인용하는 듯 하다. 동아일보의 중국어 기사와 해당 기사의 한국어 기사의 링크가 있으니 궁금한 분들은 클릭해보시길.(한국어 기사, 중국어 기사)
 

sina.com뉴스 메인 화면

 중국 유명 포털 중 한 곳인 sina.com의 뉴스메인 화면(뉴스메인 화면 링크 클릭)에 관련 기사가 올라와있다. 아랫부분에 보라색으로 나오는 글자가 관련 기사다.

 중국의 웹사이트들은 보통 스크롤을 아주 여러번 해야 아래까지 내려올 정도로 위아래로 길고 그만큼 내용이 아주 많다. 위의 캡쳐 화면 밑으로도 위 화면의 6~7배가 넘는 화면이 주욱 이어진다. 뉴스 페이지라서 기사 위치는 바뀌겠지만 한 번 클릭해보면 중국 사이트들이 얼마나 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연근해는 공해로 오염이 심각하고 과도한 어업으로 어류가 씨가 말라 어업을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 때문에 체포될 위험을 무릅쓰고 많은 중국 어선들이 한국에 와서 어업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한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에서 한국 어선이 합법적으로 어업을 하기 어려운 지역에 중국 어선들이 불법으로 진입해서 어자원의 씨를 말리고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한국 해경도 단속을 하고 있지만 워낙 숫자가 많고 야간에 몰래 조업을 하는 경우도 많아 모두 통제하긴 어려운 듯 하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비호의적인 리플이 달리는데 불법 어로행위와 그로 인해 해경이 사망하기까지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니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충 상상할 수 있다. 인터넷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련 기사와 리플을 접했을테니 굳이 여기에서 일일이 소개하진 않겠다.


기사에 달린 리플들



 중국의 TIANYA(티엔야)라는 사이트에서 관련 게시물을 찾아봤다. (원문 보기 클릭) 원글은 뉴스를 단순히 복사해서 붙인 글이고 그 글에 리플이 주루룩 달려있다. 원글에서 전제한 기사는 한국 연합신문의 기사인 듯 하다.

 '티엔야'는 이젠 한국에 어느 정도 알려지기도 했는데, 중국의 dcinside같은 곳이라고도 하고, 토론게시판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인 포털이나 특정 주제로 모인 동호회와는 달리, 주로 게시판, 커뮤니티, 블로그 등을 통한 교류를 하는 사이트다.


게시물에 달린 리플들

 원 게시물은 단순한 뉴스 기사 전제여서 캡쳐하지 않았다. 위 이미지는 그 글의 리플들을 캡쳐한 것이다. 해당 게시물에 리플이 많지는 않다. 중국에서 충돌 소식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이 게시물 외에도 해경 살해 사건에 대해 1건 더 게시물이 있었는데 그 게시물에도 리플은 많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위 게시물 아래에, 즉 캡쳐 이미지 제일 위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visitseoul.net이라는 사이트의 '서울 관광 홍보' 광고 링크가 걸려있다. 게시물 내용을 보건데 광고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리플의 내용은 처음에는 일일이 번역해서 소개해볼까 했는데 도저히 번역해서 공개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일일이 번역하진 않겠다. 


 위에 달린 리플들을 구분을 하자면 대체로 두가지로 분류는 할 수 있다. 한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감과 악의가 담긴 리플, 사건을 일으킨 게 중국 사람이 아닐 거라거나 조작해낸 사건일 거라는 식으로 기사 자체를 믿지 않는 리플이다. 그리고 극소수지만 이 게시물외의 다른 게시물에는 어선에 있던 사람들을 범죄자라고 객관적으로 비판한 글도 1~2개 있었다.

 악플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글들을 읽자니 처음엔 화가 났지만 오히려 너무 수준이 낮기 때문에 나중엔 그냥 보면서 넘겼다. 무조건적인 악담이건, 아니면 기사를 믿지 않고 무조건 어민을 두둔하는 리플이건, 공통점은 모두 사실을 접하지 못하고 원래 게시물과 거기에 달린 리플들, 그리고 자신의 선입견만으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이 점은 일반적인 악플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특징이다. 악플들을 보면 대개 사건의 전후 배경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기사에 등장한 일부 사실만 보고 리플을 단 것들이다. 무지하고 단순한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풀 분노의 대상이 필요했고 그것이 때론 외국 나라가 되곤 한다. 자신의 악플이 과하다거나 비논리적이라는 점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악플을 달게 된다.

 어쩌면 누군가 '굳이' 저 악플들을 번역해서 한국 게시판에 퍼트릴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확실한 것은 저런 최악의 악플이 중국 사이트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과, 한편으론 그런 악플러들은 중국인들의 일부일 뿐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네티즌 숫자가 2억명이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하지만 그들 역시 중국 전체 인구에 비하면 1/6도 되지 않는 숫자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지적 수준이 낮고 도덕 개념이 부족한 사람들이 저런 리플을 남긴다는 점 정도는 참고로 알아둬야 할 것 같다.

 참고로, 선원들 11명이 구속된 상태이고 그 중 선장은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서 경찰은 자살 시도를 막기 위해 감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선장은 부인했으나 선원들은 선장 지시로 해경을 구타했다고 진술했다고 하고 중국 당국도 부근에 있던 어선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