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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서평]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thezine 2012. 4. 22. 23:55

 

지난 번에 제주이민은 서평을 이미 썼는데, 그걸 깜빡하고 사진을 같이 찍었다. '간만에 2권에 대해 서평을 쓰다니... '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군.

 

 나름 베스트셀러였던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에 이어서, 정봉주도 달려라 정봉주를 낸 적이 있다. 김용민 교수야 원래 책을 냈던 사람이고, 그래서 주진우 기자가 책을 내면서 나꼼수 도서의 완결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다. 그런데 엊그제 친구 집에서 달려라 정봉주가 서가에 꽂혀있더만, 친구도 읽지는 않았다면서, 사실 이미 아는 내용이 많은데, 말하자면 지지의 뜻에서 한 권 샀다고 한다. 나도 사서 꽂아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하고 책을 산 사람이 꽤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주진우 기자가 기자 시절 터트린 굵직한 사건들의 기사 원문과 뒷 이야기, 그리고 덧붙이는 글들로 구성된 책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눈에 띄게 활동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단한 특종을 많이 터트린 인물이다. 유영철을 검거한 것이 경찰이 아닌 보도방 업주들의 협업이었고, 그것이 그대로 영화 추적자의 모티브가 되었다던지, 최진실에 대한 내용이라던지... 생각지 못한 중요한 이벤트에 많이 연루(?)된 사람이었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실소유주'나 BBK에 대한 이야기 말고도, 다양한 사건과 진실의 현장에서 뛰었던 사람. 책 내용을 소개해버리면 읽는 사람도 재미없고, 일종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시사활극'이라는 부제가 적절하단 생각이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재미있는 뒷이야기도 담고 있고, 주기자 스타일의 편하게 내뱉는 문체 때문에 쉽게 슥슥 읽힌다. 가방에 넣어두고 한참을 출퇴근할 때 펼쳐보지 못하다가, 어느날 한 번 읽어볼까 하고 펴본 게 하루 반만에 출퇴근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다 읽었다.

 

 김어준의 닥정이나, 주기자의 '주기자'나, 한국 사회의 부조리에 피가 끓는 사람들의 흥미와 분노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책들인데, 한편으론 보는 사람만 보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조선일보를 신문이라고 생각하고 보는 사람들과, 나꼼수에 전부, 혹은 대부분 공감하는 사람들이 양갈래의 만나지 않는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다.

 조선일보의 문제점에 대해 처음 알게된 그 이후로 14년이 지났는데 그래도 그때보단 조선일보의 문제점이 많이 알려진 걸 보면, 변화는 느리지만 올 거라는 생각은 든다. 우리 사회의 암세포 같은 이익집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검찰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얼마 전 본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도 나온 것처럼, 검찰이 승진에 목숨 걸고 정의에는 무관심한 집단이라는 점과 관련된 내용도 책에 나온다. 영화나 책을 통해서, 하나둘씩 진짜 모습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걸 보면 어디가 곪은 부위인지도,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에 드러나는 것 같아 한편으론 긍정적이다 싶다.

 

 물론, 주기자가 걱정하는 것처럼, 이제껏 이 사람 저 사람 나쁜 놈들을 하도 괴롭히고 다녀서 그 중에 한두번씩 발목을 잡는 사건은 생길 거라는 불안함도 한 편으론 공감이 되고.

 

 주기자가 아직도 꼼꼼하게 조사중인 것들도 많다고 하니, 몇 년 후에? 정권이 바뀌고 더 시간이 지나면? 주기자 2권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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