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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출일기

오사카, 교토 여행

thezine 2007. 1. 31. 11:53
이번 주말에 오사카로 떠난다.

기분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충동적으로 일정을 잡았다. 슬슬 여행을 준비하며 다시 보는 오사카, 교토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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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시내


오랜만에 일본에 다시 간다.

이번에는 오사카!

2001년 2월에 4박5일간 지냈던 곳이지만 당시에는 미국에 배낭여행을 가는 도중 항편 때문에 들른 곳이었고 사전 준비 없이 가서 대충 둘러보고 왔었다.

세상에 못가본 곳 천지인 고로 대충이라도 가본 곳을 또 가는 것에 대해 약간의 고민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에 여행을 가는 건 일상을 벗어나는 것+친구들과 왁자지껄 놀아보는 것 정도로 목표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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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성

사진의 오사카 성은 오사카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들리는 곳이다. 이 성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싸이를 돌아다니면 종종 마주친다. 정확히 말하면 오사카성의 '천수각'이라는 건물인 것으로 안다. 나 역시 2001년 배낭여행 사진을 뒤지면 이 앞에서 찍은 사진이 있다.

멋지긴 하지만 사실 현대에 새로 지은 건물이다. 따라서 역사의 풍미를 느낄 만한 건물은 아니다. 차라리 성 주변의 해자(垓子, 중국어로는 護城河성을 지키는 강)와 반듯한 성터를 보며 이 성터의 주인이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강했던 권력(=비권력자, 평민들에 대한 폭력)과 암투를 상상하고 음미하는 것이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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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


우리나라 경주에 비유되는 역사의 도시 교토에 가서 기껏 보고 온 건 이 절과 데츠카오사무 기념관(?) 정도다. (데츠카 오사무의 대표작은 우주소년아톰, 사파이어 왕자, 밀림의 왕자 레오...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로) 이 '히가시혼간지'라는 절도 교토의 사적 중에 하나이지만 가장 손꼽히는 곳은 아님에도 워낙 준비가 없었던 터라 다른 곳은 가볼 생각도 못했었다.

교토, 로마, 경주의 공통점은 역사 유적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공사를 할라치면 유물이 나오는 통에 건설토목공사의 경제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한다. 로마도 유적 때문에 지하철 공사를 하지 못해 교통난이 심각하다고 한다. 일반적인 일본 도시들에 지하철이 발달한 반면 교토는 지하 유물 문제로 버스 교통이 위주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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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를 검색하다 발견한 사진, 예전에 교토에 갔을 때도 보았던 곳이고 그 당시에 사진으로 담기도 했던 곳이다. 그때는 뭔지도 모르고 지나가다 봤는데 다시 인터넷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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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koku...?

용곡(龍谷?)이라는 한자였던 걸로 기억한다. Ryukoku 대학이라고 어딘가에 써있었던 것 같은데 확실치 않다. 이곳 역시 2001년에 교토에 갔을 때 지나가며 본 곳이다. 준비 없이 가서 꼭 가볼 곳을 못가본 곳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용케 몇몇 곳은 보고 왔구나 싶다.

일본을 우습게 보는 건 세계에 중국과 한국 뿐이란 말이 있다. 물론 일본의 저력을 잘 알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만(경제와 산업의 수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모르는 게 당연하다.) '우습게 본다'기보다는 오랜 역사 동안 쌓인 감정 때문에 대립적인 '의식' 때문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듯 하다. 미국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이라고 해서 미국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일본 여행을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일본의 관광 자원의 스타일이 맘에 드는 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관광 자원의 스타일에는 2가지가 있다. 동남아시아처럼 주어진 것을 제대로 포장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몰려오는 곳이 한 가지라면 일본처럼 원래 주어진 것도 있지만 그것을 관광에 적합하게 잘 포장해내는 것이 다른 한 가지다. 굳이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싱가폴처럼 주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관광 도시로 꾸며낸 것도 있다.

그런 artifact(인공물)적인 면모를 좋아하진 않지만 한 편으론 우리나라엔 너무 그런 노력이 부족한 듯 해서 아쉽다. 문화관광부(?)에서 컨설팅을 요청하면 저가로라도 응해줄 용의가 있다.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관광 자원이 리어카 뽕짝 음악과 중국산 기념품 틈에서 썩고 있는 모습은 참 안타깝다.


생각해보면 여행이란 참 아이러니 하고 웃긴 숨겨진 면이 많다.
-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모두 남 다른 여행을 원하지만 한 편으론 편의시설, 제도가 잘 갖춰진 것을 좋아한다. 그런 곳은 대체로 여행객이 그 만큼 많이 온다는 뜻.

-자신도 다른 사람과 비슷한 길로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지에 한국 사람이 많다고 불평을 한다.

-베트남을 식민지 지배하고 전쟁을 치른 프랑스인, 미국인들이 베트남을 많이 찾는다. 최근에는 관광 뿐 아니라 투자도 늘고 있다.

-영화에서 뉴욕시의 풍경을 자주 접하고 시트콤(콕 집어서 말하면 'Sex and the city')을 보다보니 뉴욕시가 왠지 익숙하고 뉴요커의 생활을 동경한다. 베이글과 스타벅스, 뉴욕시의 거리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한다. 영화 속의 뉴요커들은 뉴요커의 삶을 자조하고 찬미하는데 한 편으로는 '파리'에 대한 환상을 갖고 산다.

-여행을 가서 보고자 하는 것은 제각각이지만 결국은 결론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오게 된다. 전형적인 여행 후기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가 느끼고 싶은 것만 느낀 후 그들의 삶을 찬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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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자의 대명사 Lonely Planet, 일본편, 일본음식편, 2GB CF메모리카드

한 때는 Lonely Planet을 들고 다니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여기에 IPOD까지 들고 있으면 1세계 출신 여행자의 전형적인 모습에 아주 근접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나도 Lonely Planet과 mp3 player를 들고 다니게 됐다.

Lonely Planet의 장점은 어떤 책보다도 컨텐츠가 풍부하다는 점, 그리고 자유여행객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많다는 점, 전문화된 출판사인 만큼 내용도 전문적인 등의 장점이 있다. 글자가 빽빽하고 사진은 별로 없다. 그만큼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다.

우리나라의 여행 책자들은 대체로 사진이 많고 필자의 개인적인 주관이 녹아 있다. 글자가 빽빽하지 않아 처음에 보기가 좋다. 여행서적 전문 작가라는 느낌은 부족한 편.

내가 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나라의 여행책자들을 서점에서 두루 훑어보며 목표 여행지에 대한 개념을 잡는다. 어디어디를 가봐야 할지, 그 곳들이 어디쯤 자리 잡고 있는지, 그리고 그 포인트들의 상대적인 위치가 어떤지 파악한다. 그리고 동선도 대충 그려보면 도시 전체에 대한 대강이가 잡힌다. 이렇게 해야 '오사카'라는 한 단어가 2차원적인 개념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나서 인터넷으로 Lonely Planet을 산다. -_-;

책을 사면서 카메라에 쓸 메모리카드도 하나 더 샀다. 2GB짜리 쓰던 게 있는데 부족할 듯 해서 하나 더 샀다. 요즘은 책을 인터파크에서 사는데 보통 10% 할인, 10% 적립, 4만원 이상 구매시 2000원 추가 적립.... 포인트 쌓이는 게 쏠쏠하다. 그 포인트로 메모리카드값의 절반을 대체했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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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D, 17-50mm, 85mm


작년에 산 카메라, 얼마 전 새로 산 렌즈, 나의 재산목록 1호다.(아직 차가 없는 고로) 이번 여행에서 어떤 사진들을 남길 수 있을지 상당히 기대되는 바이다. 원래 남는 건 사진이라고 하는데 인터넷 업체를 이용해 직접 인화를 해보니 꽤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친구들과 아늑한 맥주집에서 사진을 돌려보면 어떨까 싶다.

사진은 원가보다 비싸게 팔아야지. -_-v


너무나도 갖고 싶던 물건을 택배로 주문해놓고 기다릴 때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러 약속 장소로 달려갈 때면 이 놈의 (기분 좋은) 조급증으로 가슴이 떨리곤 한다. 너무 덤덤한 것도 재미없지만 지금 같아선 우환청심환 한 병 마셔주면 어떨까 싶다.

마음은 이미 콩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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