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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출일기

출장에서의 복귀...return & recovery

thezine 2007. 6. 23.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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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복귀라는 글을 쓰려다보니 return과 함께 recovery라는 말도 같이 써야겠단 생각을 했다.

군대에서 훈련을 다녀오면 훈련만큼 귀찮고 힘든 게 훈련 후 뒷정리였다.
훈련 동안 더럽혀진 물건들을 닦고 청소하고 말리고 하는 일이 엄청나게 많았었지.
그땐 자동차, 대형 텐트, 위장막, 총 같은 물건들도 닦아야 하고
쉬는 시간에도 개인적으로 입고 쓰는 군복, 속옷, 양말, 군화를 손질해야 했다.
부대에선 이런 활동들을 recovery라고 불렀었다.

그제 저녁 중국에서 돌아왔는데
어젠 다시 출근한 첫날, 회사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했다.

덕분에 오늘에서야 방도 청소하고 빨래도 하고(너무 많아서 일부만)
책상도 정리하고 설겆이도 했다.

출장에서 복귀return하고 나니 복구recovery시켜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어제도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도 금새 취했었던 걸 보면 생각보다 피로가 많이 남아있었나보다.
너저분한 방도 복구시키고 땀에 절은 빨래도 복구시키느라 저녁 내내 바빴다.

출장을 다녀오고 긴 시간이 흘렀으니 블로그에 흔적을 남기자 싶어
출장 사진을 이래저래 둘러보는데 그 많은 사진 중에 뭘 고를지 고민이 됐다.
사진을 찍고 싶어도 여건상 찍지 못할 때도 많았지만 여전히 400장에 육박하는 사진이 남았다.
그 중에 하필이면 식당에서 마신 와인잔을 골랐다.

중국 출장 내내 편의상 두번 햄버거를 사먹은 일을 빼고는 항상 중국음식만 먹었다.
중국음식도 절강성, 복건성, 광동성, 후난성 - 성별로 다른 음식인데다
같은 성에서도 도시마다, 식당마다 특색이란 게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음식을 특징지을 만한 공통점도 있다.

9박10일 동안 5개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그 동네에 나름 괜찮다는 식당들을 돌아다녀보니
한국에서 먹기 힘든 음식들을 많이 먹어서 좋긴 했는데
가끔은 한국 음식도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싶다.

게다가 매일매일 회식을 하는 게 일이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중국말을 하다보니 중국사람 말버릇도 몸에 배버렸다.
원래 아침을 많이 먹는 편인데 점심, 저녁을 항상 거하게 먹다보니 살도 좀 찐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남부지방만 다녔기 때문에 술은 그렇게 많이 마시진 않았다는 점.
더운 지방 사람들은 술을 잘 안 마신다.
오히려 같이 출장 간 분과 둘이 글래스에 백주를 마시는 일이 제일 빡셌지. ㅎㅎㅎ


때론 버스로, 때론 기차좌석으로, 때론 침대기차로, 때론 비행기로 이동했다.
이동거리도 길었고 이래저래 피곤했던, 하지만 기억에 남을 일도 많은 여행.

처음에 도착했던 닝보에서 택시를 탔을 때,
익숙한 중국식 택시(기사를 둘러싼 칸막이, 꺾는 방식의 미터기, 폭스바겐의 낡은 산타나 차종)에 몸을 실으며 '아, 다시 중국에 왔구나!' 하고 느꼈다.


주말쯤? 사진을 정리하며 블로그에 올려야지.

그나저나 뉴스를 보니 중국 남부에서 북상한 장마 전선이 한국에 비를 뿌릴 거란다.
덴장... 중국에서 내내 비 맞으며 다녔는데 마침 내가 탄 비행기를 따라 올라온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