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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끄적끄적

편견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thezine 2007. 9. 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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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대만 관련 자료를 찾다보니 보게 된 글이다.

한국 남자라면 본능적으로 이런 지적에 반감을 가질 법도 한데,
한편으로는 실제로 얼마나 한국 사람들이 가부장적인 걸까, 그 기준은 무엇인가,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실제로 이웃나라에 비해 한국 사람이 얼마나 가부장적인지,
한국에서 가정 폭력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쉽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저 글을 보고 분노하는 사람에게 한 가지 위안이 될 만한 것은,
사람을 만나보지도 않고 자신의 일천한 식견에 근거해서 판단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경솔하다는 사실.


편견이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도 한다.
이미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 다음에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다시 판단을 하느라 고민할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어떤 일을 접하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 속에서 공통점을 찾아내서 결과와 연결시키려는 본능이 있다.

'
아침에 우유를 마시면 거의 배탈이 나더라.' .. 부류의 경험칙도 있지만
'
중국에서는 사람을 납치해서 팔다리 잘라 서커스를 시킨다더라.'와 같이,
하도 여러 사람을 거쳐 들어서 나중엔 누가 먼저 시작한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다른 이에게 이야기하게 되는 믿지 못할 생각들도 있다.


세상에 모든 사람은 '편견'을 갖고 산다.
'
자신은 편견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야 말로 편견이라는 말도 있다.
('
누구도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틀에 박힌 표현이 떠올랐으나
생각해보니 no one's free from prejudice 라는 영어 표현의 직역인 것 같아 바꾸었다.)

편견은 누구나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편견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사람을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편견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 사람을 나눌 수는 있다.

자신이 내린 어떤 판단이,
사실은 어떤 편견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가끔 의심도 하는 사람,
그것이 옳지 않은 판단이라는 지적에 대해 언제라도 견해를 수정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그 중 하나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부류는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방어하는 사람.
('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증명하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은 이유는,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대개 논리나 이성으로는 설득이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논리나 이성으로 자신의 생각을 증명하는 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막고 노래를 부르거나 아무 말이나 하던 기억.


편견 없는 판단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편견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크게 이렇게 2가지로 나뉜다.

저 고민글을 올린 사람도 고민 해결을 위해서는,
어디서 잠시 본 TV 내용으로 한국 사람에 대해 판단하지 말고
실제 이 남자를 여러 번 만나고 대화를 나눈 딸의 판단을 믿어보라고 설득을 해야겠지.


참고로,
대만의 언론도 황색저널리즘으로는 한국보다 더 한것 같다.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이나 성룡이 한류를 몰아내야 한다는 언급에서 드러나듯
한류 문화 수입에 대한 반감에 부응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제작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언론은 종종 대중의 편견을 부추겨서 선동하는 것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습성이 있는 고로.
물론 이것도 편견일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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