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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휴 주말.적당히 놀다가 졸음에 쫓겨 잠자리로 떠난다.이게 행복이지.

작가 줄리언 반스의 대표작(이 맞는 듯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영화로 먼저 접했던 것 같다. 어떤 영화인지 잘 알고 본 것도 아니었고 우연히, 아마도 케이블티비에 무료영화로 소개된 걸 본 것 같다. 그러다 소설이 원작이라는 걸 알게 되서 책을 읽어보고, 읽어보니 좋았던 생각에 같은 작가의 책을 골랐다. 그렇게 고른 책이 이 책 말고도 아래 책도 빌렸다 잘 알아보지 않고 유명해보이기에 고른 책인데, 소설이 좋아서 작가를 고른 것에 반해 두 권 모두 에세이인 것도 잘 모르고 골랐다. 결과는 두 권 모두 읽기 쉽지 않았다. 그나마 ...'레시피'는 훨씬 작고 얇아서 끝까지 읽었고, ...'사적인 미술'은 두께도 두껍거니와, 읽기가 힘들어서 보다 보다 그냥 반납했다. 이 두 책이 읽기 힘들었던 이유가 ..

타이완(대만)의 역사책이다. 처음 대만 역사책을 읽던 무렵에 호기심에 여기저기 물어보니 대만인들은 중국 대륙의 역사를 배웠다고 했다. 하나라, 상나라.... 수, 당, 송, 원, 명, 청으로 이어져서 지금은 대만에 자리 잡았지만 결국 중국은 하나라는 국민당 지도부의 생각이 투영되어서, 대만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사람들의 언어, 문화, 역사는 배울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대만어를 학교에서 쓰면 학생을 벌했다고도 한다. 대만에 대한 역사책을 읽기 전에 대만의 역사가 궁금하던 무렵, 주변에 대만의 역사를 물어보면 '대만의 역사를 중국 역사와 구분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었었다. 이후 대만 역사책 (https://thezine.tistory.com/79 )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도 대만을 중심으로 대만..
지난 연말 초겨울에 일정 상 포기한 굴업도를 너무 춥지는 않은 3월 말에 가볼까. (백패킹 3대 성지 - 짬뽕 3대 성지나 3대 500?은 다른 거고, 아무튼 3대OO라는 단어의 인위적인 어감이 별로긴 하지만, 누가 정한 건지 알 수 없는 근본 없는 3대 맛집류와는 달리, 백패킹 3대 성지는 누구나 인정하는 명소인 듯 하여, 이곳들 모두 가보지 못했지만 나는 모두를 인정하기로 함.) 굴업도의 백패킹 장소는 춥다는 바닷가에서도, 사방이 탁 트인 섬에서, 그 중에서도 산(언덕) 위 허허 벌판에 있다. 한 겨울에는 극동계 장비가 필요할 것 같아서 3월이 좋을 것 같다. 작년 6월 말, 비바람이 심해서 포기한 제주도에 딸린, 우도에 딸린, 비양도 백패킹을 올해 6월에는 다시 시도해볼까. (여기도 백패킹 3대 ..

징하게 오랫동안 천천히 읽은 책 중 하나다.(https://thezine.tistory.com/630 참고) 아마 이 책을 가장 오랫동안 읽은 것 같다. 지구 상에 인간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마치 1992년쯤이었나, 신자들이 지상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하늘나라로 갈 거라던 다미선교회의 '휴거'가 신자 외에도 전 인류에게 동시에 일어난다면, 타노스의 인피니티 스톤으로 인류의 절반이 아닌 100%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철학적인 질문에서 시작됐지만 내용은 다양한 과학 이야기다. 사람이 만든 도시의 빌딩들, 원자력 발전소, 동식물 생태계, 인간이 버린 쓰레기들과 같은 것들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날지 이야기한다. 처음에 난 어떻게 이 책을 골랐던 건지 기억나..

한 번에 읽지 못하고 징하게 오랫동안 나누어 읽은 책들이 몇 권 있다. 정확한 구매 시기는 모르지만 내가 산 초판 18쇄는 19년 12월에 인쇄되었다고 적혀있다. 당시 쓰던 온라인서점 기록이 5년 전까지인데 구매 기록이 없는 걸 보면 20년 1월 30일 이전에 구매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많진 않지만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경우도 있어서 잘은 모르겠다. 책을 펼치면 미국의 저렴한 소설책에 쓰는 페이퍼백과 비슷하거나 아주 조금 나은 듯한 재질의 종이가 낡은 느낌을 더해준다. 독후감을 쓸 때면 항상 서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한 책 표지 사진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몇 년에 걸쳐 게으름의 시간이 내려앉은 책 표지 사진을 쓰고 싶었다. 이렇게 (다시 한 번 말하면) '징하게' 오래 읽고 있던 책 세 권을 비슷한 시..

오늘 무안공항에서 179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대형 사고가 났다. 세월호 사건, 이태원 사고 이후에 또 몇 년 만에 이런 큰 일이 생겼다. 한 시절을 상징하고 풍미했던 유명인이 명을 달리 할 때면 일종의 모방 자살 사건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은, 슬픔이라는 감정도 쉽게 퍼져나가는 전염성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자들 하나 하나의 이야기들, 단란한 가족과 예쁜 어린 아이와 꿈을 이루어가는 청년의 이야기들이 하나 둘 소개되기 마련이다. 이런 큰 사건 뒤에는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애도하고 슬퍼하고 가라앉는 시기가 이어질 것이다. 오늘 TV의 큰 연말 시상식이 취소되었다. 한 달씩 준비해왔을 가수와 스탭들의 노고가 안타깝지만,..

개봉 즈음에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극장이었을까, VOD였을까 생각해보면, 2005년 12월 개봉이면 극장을 자주 다녔을 때였을 것이고, 아마 극장에서 보았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때는 극장 외에는 랜덤으로 얻어 걸리는 케이블TV와 극장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새로 나오는 괜찮다는 영화 중에서도 특별히 마음에 드는 영화를 골라서 몇 편, 그리고 좋다는 한국영화는 좀 더 관대한 기준으로 골라서 극장에서 본다.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은 한국영화는 다시 넷플릭스나 VOD로 본다. 중년의 문화생활은 그러하다. 그런 와중에 넷플릭스에서 뮌헨을, 마치 책을 아~~주 여러 번에 오랫동안 긴 시간에 걸쳐 끊어 읽는 습관처럼, 이 영화도 요즘 몇 번의 퇴근 길과 오늘 남는 시간에 보았다. 3시간에 가..

good cop, bad cop의 원래 뜻은 다르지만, 좋은 부모, 나쁜 부모 (순화하자면, 무심한 부모 라고나 할까)의 순간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이 표현이 떠올랐다. 마침 평일에 쉬게 되서 새로 옮기려는 축구팀 연습장에 갔다. 축구하러 온 아이들 숫자는 대충 세어도 최소한 40명은 될 것 같고, 코치만 6명 정도. 그동안 다녔던 팀들에 비해서 인원이 많다 보니 우루루 뛰어다니는 모습도, 분위기도, 활기가 느껴진다. 대충 세어보니 연습을 보러 온 부모는 15명 정도였다. (열 명 보단 많고, 스무 명은 안되어 보였다) 나처럼 부부가 같이 보러 온 사람들도 조금 있는 것 같으니 대충 세어도 아이 40명 중 10명 정도만 부모가 연습을 보러 왔다. 아이의 학교 공개 수업 행사에 갈 때는 좀 더 자세하게 ..

호사유피 인사유명은 모양 좋은 말일 뿐, 남길 이름 석자 크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떠난 후에는 세상에 이 나무 그루터기만큼도 남기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옆 동네 뒷 산에 그루터기들은 인위적인 간벌의 흔적이 아닐까. 시계판처럼 생긴 흠집은 아마도 물이 흐르고 얼고 녹아서일까. 강남 대로변의 낙엽은 빌딩 관리인들에게 평소보다 많은 소일거리를 더할 뿐이지만, 산에서는 떨어지고 쌓여도 누구에게도 일 없이 자연스런 풍경이라서 좋다. 오래된 작은 길가에서는 종종 나무가지로 만들어진 터널들을 볼 수 있다. 나무는 그저 제 모양대로 자랐을 뿐이지만 그 사이로 길이 생긴 덕분에 나무의 일부에 터널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오늘 비가 온 탓에 이제 산에 가도 마른 낙엽 밟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 대신 차갑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