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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출일기

콸콸

thezine 2008. 2. 1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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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양평 시골 구석에 있는 모처에 다녀왔다. 회사에서 1박2일로 갔는데, 이런 모임이 대체로 그렇듯 밥 먹고 술마시는 것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멀리 가는 것이 별 의미는 없다. 아마 단순히 숙박시설이 양평쪽, 혹은 경춘선 인근 같은 근교에 있기 때문에 그런 동네로 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도 이번엔 색다르게(?) 아침에 주변 산책을 했다. 산책로를 잘 몰라서 5분만에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다.

 요즘 온도가 영하 5도 내외를 왔다갔다 하곤 있지만 사무실에서만 지내다보니 추운지 어떤지도 모르고 지낸다. 양평 산골짜기도 기온은 서울보다 더 낮았겠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그리 춥진 않았다. 하지만 오가는 차 안에서 내다본 남한강줄기가 얼어있는 모습을 보면 겨울은 겨울이구나 싶다.


 저 물줄기 윗쪽 어딘가부터 아래를 지나는 작은 개울에 합류할 때까지 저 물방울들은 여름에는 단 몇 초만에 저 계단을 내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저렇게 꽝꽝 얼어있다. 저 물줄기는 언제부터 저렇게 얼어있었던 것일까? 원래는 몇 초면 지나갔을 곳인데, 저 물방울들은 며칠을, 몇 주를 저곳에 그대로 멈춰있어야 하는 것일까?

 여름에는 콸콸, 겨울에는 꽝꽝... (재밌다.^^)




 녹색이 사라진 산자락에는 구석구석 눈이 쌓여있는데, 겨울 햇빛은 추운 날씨와는 무관하게 꽤나 밝게 비춘다. 하지만 (누가 처음 그런 표현을 썼는지 모르지만) 겨울 햇빛은 창백한 느낌이다. 조금만 응달이 져도 얼음이 얼고 냉기가 사무친다. 덥고 눅눅한 여름보다는, 건조하고 차가운 겨울에 친구와 가족들을 더 가까이 하게 된다. 그리고 옆에 친구와 뜨끈한 커피 한 잔만 있어도 차갑고 딱딱한 풍경을 즐길 여유가 생긴다. 겨울을 즐겁게 보내는 요령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