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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旅途

thezine 2008. 3. 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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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탑과 진마오따샤. 위풍당당하던 진마오따샤가 초라해보이게 만드는 새 건물이 공사중이었다.


 홍콩 → 심천 → 광주 → 하문 → 온주 → 닝보 → 소주 → 상해

 입출국 포함해서 비행기 4번, 기차 2번, 버스 3번을 타고 돌아다녔다.

 출장을 대비해서 여행용 가방도 좀 더 큰 걸로 준비를 했었는데 역시나 유용했다. 자바라물통처럼 크기를 늘릴 수 있는 구조인데 돌아올 때는 가방을 빵빵하게 가득 채워서 왔다. 여기저기서 받은 선물들은 박스를 모두 버리고 알멩이만 남겨서 가져왔다. 조그만 찻잔 세트인데 박스는 어찌 그리 큰지. 술병도 케이스를 버리고 녹차는 박스를 버리고 비닐팩만 가져왔다.

 일정을 마치고 상해에서 하룻밤을 자고 어제 집에 왔다. 오늘 집에 가면 어제 미처 돌리지 못한 빨래를 돌려야 한다.

 냉장고에 있던 상한 우유와 음료수는 어제 비워놓았다.

 정리를 마치고 술병과 찻잔세트를 보관해두고 샤워를 마쳤는데, 몸은 피곤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예상대로 오늘 아침은 몸이 무겁더군.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했다. 오늘이 금요일이라서 다행이다. 전에 언젠가, 화요일쯤 출장이 끝나서 곧바로 수요일에 출근했을 땐 쉬지도 못하고 바로 일하려니까 너무 싫었는데.


 상해는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어디든, 생활의 흔적이 남은 곳이라면 애틋한 마음으로 돌아보기 마련이다. 2년여 만에 다시 가보니 그새 또 많이 바뀌었고, 변함없이 여전한 것들도 있었다. 그 시절 종종 들렸던 식당, 만두집, 슈퍼...


 출장에서 돌아오면 할 일이 너무 많다. 가방에 넣어둔 빨래 같은 허드렛일 외에도 밀린 이메일들을 처리해야 하고 출장 때문에 밀린 업무, 출장 뒷정리 등등.

 모두가 일거리는 아니고 가끔 반가운 것들도 있다. 연세춘추 개강호에 내가 쓴 글이 실렸다는데, 내일 학교에 갈 때 연세춘추 남은 게 없나 살펴봐야겠다.

 상해라는 익숙한 도시로 들어갈 때 느꼈던 느낌, 그리고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내릴 때 느낀 '한국'이라는 느낌, 그리고 큰 가방을 끌고 마침내 내 방에 돌아왔을 때의 느낌들을 생각해보면 '집'은 무엇인가, '고향'은 어디인가 하는 근원적인 의문들이 생겨난다.

 아무리 피곤한 출장이라 해도 사진이 남고 생각할 거리들이 남는다. 상해에 가는 버스를 타고 MP3를 듣는데 옛날 생각에, 감정에 푹 빠져버렸다.

 


 출장 후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남아있는데 그리 싫지만은 않다. '잘 해야겠다'는 다짐도 생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일이 주말이 아니었다면 이런 기분이 아니라 짜증섞인 기분이었을 듯.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이 적이면서 내부의 단결을 다지는 도구였던 것처럼, 빡센 일과가 있기 때문에 휴식이 더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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