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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빈부격차와 혁명

thezine 2007. 6. 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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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ghai, Pudong

6월 9일 정도, 중국 출장을 가기 직전 무렵에 PD수첩인지 2580인지, MBC에서 중국의 빈부격차를 조명하는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시골에서 상해로 와서 힘든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아줌마 자매의 힘든 생활과, 상해 최고의 부자들의 사교 클럽의 모습을 교차편집해서 중국의 빈부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내고자 했던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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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위안(약 130억원) 이상의 재산가 수천명 중에서 고위공직자의 가족이나 자녀 같은 관계자가 2/3에 달 하는가 하면, 위 사진처럼 '민공(民工)'이라 불리는 노동자들은 한 달 십여만원의 수입을 위해 안전장비도 없는 공사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일을 하고 있다.

 거액을 모은 부자들의 대부분은 부동산 개발로 돈을 벌었고 그외 일부만이 벤처사업가다. 반면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한 노동자들은 힘들게 돈을 벌다 다쳐 불구가 되기도 하고,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로 한 평 짜리 방에서 2명이 생활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은 이토록 심각한 중국의 빈부격차를 보여주면서 중간 중간에 등소평 등의 어록을 소개한다. 그 중 가장 마지막으로 보여준 말이 '빈부격차가 너무 심해지면 혁명이 일어난다'는 말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그 때문인지 일반인들도 빈부격차가 심하다느니 하지만, 중국이나 인도 같은 저개발 국가를 보고 나면 우리나라 정도는 빈부격차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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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ghai의 잘 나가는 클럽, Pegasus. 물론 부자클럽이라기보단 젊은이들의 놀이터. 부자클럽 사진은 찾을 수가 없어서 페가서스 사진으로 갈음함. - -;

상해의 부자 클럽은 연회비가 250만원 정도인데 외국인 가입을 늘리기 위해 적게 받는 것이라고 한다. 연회비만 수천만원인 곳도 있지만 외국인이 많이 오도록 하기 위해 적게(?) 받는다고 한다. (외국인이라면 잘 해봐야 외국계 기업 직원일테니 연회비 수천만원을 낼 '거부 외국인'은 거의 없겠지 싶다.)

이곳 회원들은 때로는 페라리, 포르셰의 스포츠카 동호회를 만들기도 하고, 중국의 송, 명, 청대의 고가구와 골동품으로 둘러싸인 홀에서 음식과 술을 즐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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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아무리 힘을 내도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을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 지금 세상의 이치대로라면 평생 노력해도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없겠다는 무력감이 들 때 사람들은 '들고 일어나'는 것이라고, 등소평이 한 말은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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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부자들만의 고급주택 단지에서 안전하고 안락한 생활을 즐기고, 그 부자들을 보필하는 가난한 가정부와 일꾼들은 한 달 20만원도 되지 않는 월급을 위해 뼈빠지도록 일을 하고,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려던 것은 그런 극적인 대비효과였다.



마침 출장 전날 했던 프로그램이라 출장 가는 길에도 같이 출장 간 분과 '저래도 혁명이 안 일어나는가' 하는 이야길 했었고, 며칠 전에도 내가 해주는 중국 이야길 듣던 xx군도 '그 정도면 들고 일어날 것 같은데요' 하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출장 기간동안 생각한 바로는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낮다. 2가지 이유가 있다.

1. 중산층 증가
-나름 살만하고 안정을 원할 만큼 재산을 가진 중산층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절대적인 부의 양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안정에 집착할 만큼 충분한 재산을 가진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다.
 
 빈부격차로 둘째라면 서러워할 미국도 안정된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일치감치 중산층의 중요성을 파악한 부자들 덕분이다. 19세기후반, 20세기 초반에 JP모건, 카네기, 락크펠러('록펠러'라고 흔히 쓰는)같은 거부들이 엄청난 재산을 긁어모을 때는 이런 중산층이 너무 적었다. 당시 미국에는 통제받지 않는 극소수의 부자와 절대 다수의 극빈계층만이 존재했다.

 따라서 소요사태도 많이 일어나고 파업이 일어나도 대부분의 시민에 그에 동조했던 만큼 사태를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비록 매번 무참히 경찰력으로 진압하긴 했지만 부자들과 정부는 극빈층의 소요사태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런 점에 주목한 부자들이 중산층 육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 '살만한 사람'이 늘어났고, 그에 따라 사회도 안정을 이루었다고 한다.

 중국에 가면 무수한 사무실 건물과 아파트 건물들이 건축되고 있다. 부동산값은 나날이 상승하고 있는데, (물론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건 그 중에서도 부동산 개발업자들이겠지만) 그렇게 비싸다는 아파트가 수백채 들어선 것은 그런 아파트에 살 정도로 재산을 모은 사람들 숫자 역시 많다는 증거다. 결국 그런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중국 사회의 완충역할을 하는 중산층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2. 조직화 탄압
-중국에서 조직을 만들고 단체행동을 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 종교집단인 파룬궁이 그렇게 엄청난 핍박을 받은 이유는, 공산당 이외에 단체행동을 하는 조직의 성장을 절대 좌시하지 않는 중국 공산당의 정책 때문이었다. 모든 조직은 언제라도 이익관계에 따라 일순간에 정치적인 성격을 띌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빈부격차, 동서격차(내륙과 연해도시의 격차), 민족갈등(티벳, 청해성, 신장위구르자치구, 내몽고, 광시지역, 조선족... 수많은 소수민족과 독립운동+대만 문제)... 심각한 내부분열 요소만 해도 줄줄이 사탕으로 안고 있는 중국이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는 비정치적인 조직이라 해도 조직화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하물며 혁명이라는 반체제적인 목적을 가진 조직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세계에서 부동의 '사형수 숫자 1위'라는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에서 이런 혁명 조직이 구성되고 유지될 거라 생각하긴 힘들다. - -;

 얼마 전, 중국의 자연 환경조건이 좋은 한 도시에 화학공장이 들어올 거라는 이야기가 돌자 시민들이 공장 건설 반대 집회를 하려고 했었다. 그러자 정부에서는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행사를 엄격하게 통제했고 매년 단오에 하곤 했던 용선경기(dragon boat 경기)도 금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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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0에서는 자못 비장한 화면으로 중국의 빈부격차를 고발하고 '혁명'을 거론했지만, 실제론 불안한 듯 불안한 듯 안정된 상태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상해의 부자들의 생활은 그 바닥의 사람들만 아는 것일텐데 그런 것을 구경시켜주고 해서 참 재밌게 보긴 했다만 기획자가 제작 과정에서 오버를 한 것 같다. -_-^


아무튼 결론은 '내가 생각하는,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 이유 두 가지'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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