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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쭝궈,듕귁

중국인의 상술

thezine 2007. 9. 19. 16:47

 중국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야 그 인구만큼이나 다양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상술(商術)이다. 흥정하고 물건을 사고 팔고 돈을 버는 기술.

 오래 전 미국에 배낭여행을 가서 미국의 여러 도시들을 다녔다. 그때 가는 도시마다 목이 좋은 중심가에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보스턴의 번화가에 커다란 나이키 매장은 건물 전체가 매장이었는데 종업원들이 거의 중국인인 것 같았다.

 중국 사람이 워낙 세계 곳곳에 없는 곳이 없어서 그 중에는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뭔가 특별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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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사람들이 많이 하는 인사가 '꽁시 파차이(恭喜 發財gong xi fa cai)'다. '꽁시'는 축하한다는 의미이고 '파차이'는 돈을 번다는 뜻. 그리고 '꽁시 지엔캉'이라는 말도 많이 하는데 '지엔캉'은 '건강'이다. 가장 많이 하는 인사말에 그들이 중시하는 게 담겨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예전부터 '밤새 별고 없었는지'와 '밥은 먹고 다니는지'를 주로 물어보던 건 그만큼 밤새 별일이 생기고 밥을 잘 못 먹고 다녔기 때문이며, 밤새 별 일이 없고 밥을 먹고 다니는 게 중요한 일이었다는 뜻일 게다.

 다른 것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건강과 돈이라는 생각, 이 생각이 단순히 생각 뿐 아니라 평소의 '습관'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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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거나 혹은 돈을 벌게 해달라는 뜻으로 종이로 만든 모조 지폐를 태우는 풍습이 있다.

 '돈을 번다'는 '파차이'의 동사 發fa와 발음이 비슷한 숫자 8ba를 좋아해서 8자가 많이 들어간 자동차 번호판, 핸드폰 번호는 몇천만원에 거래가 된다고 하는 인터넷 기사를 누구나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내년에 열리는 북경 올림픽은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8분에 개회한다고 한다.

 8자에, 정확히 말하면 '돈 버는' 것을 중시하는 것에 전국민이 공감대를 형성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환경에서 나고 자라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버는 것이 곧 행복이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또 늘 돈 벌 생각만 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실제로 성과를 거두는 사람도 많을 거다.


 (우리가 치렀던 88올림픽은 8이 2개나 들어가는 숫자다. 다시 88년이 오려면 앞으로 80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만약 우리나라에도 8이 돈을 버는 의미가 약간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중국처럼 8자를 전국민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의미만 있는 정도라도 되었다면)

 만약에 1988년 8월 8일 오후8시 8분에 올림픽 개회를 하겠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예로부터 사농공상이라며 농업보다, 공업보다 상업을 가장 천하게 여겼던 나라이니 만큼 어느 정도 반대도 있지 않을까 싶다.)



 늘 돈을 버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암시'를 받고 자라나며, 8과 같은 것들을 돈을 버는 것과 연관시키며 선호하는 '습관' 속에서 생활하는 그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기를 원하지만 이토록 직설적이고 적나라하게 돈 벌기를 소망하는 문화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돈을 벌기를 원하면서도 고상한 척하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위선이라 부를 수도 있고, 반대로 돈에 대한 강렬한 집착을 사회구성원 모두가 문화 깊히 공유하는 것을 천박하다 부를 수도 있다.

 물론, 그 둘 다 문화일 뿐이며, 굳이 우열을 가릴 성질의 것은 아니다.

 문화가 다르다고 해서 돈 벌 생각을 안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재미있다고 이렇게 사진 올리고 블로그에 글 쓰고 하면 그걸로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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