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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일본거리 vs. 상해의 와이탄

thezine 2007. 3. 2. 10:18
인천에 일본 거리를 조성한다고 한다. 개항기,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치외법권을 누리며 살았던 곳을 재현하고 새단장했다고 한다. 일단 관련 기사는 아래 사진과 링크를 참조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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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hotissue/ranking_read.php?ranking_type=popular_day&date=2007-03-02&section_id=115&office_id=214&article_id=0000033804&seq=1


기사를 읽으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상해의 와이탄(외탄外灘)이다.
 
상해가 독일, 영국, 일본 등 19세기 후반 강대국에 의해 분할 점거되었을 당시, 상해는 몇 개 구역으로 나뉘어있었다. 각 강대국은 자신의 영역을 정해놓고 거의 자기 나라 땅처럼 그 땅 안에서는 자유롭게 행동했다. 그때의 흔적이 가장 선명한 곳이 와이탄이다.

'와이탄'이라고 하면 보통, 황푸강 서쪽 강변을 따라 길게 자리한 강변공원인 '황푸공원'과 황푸공원과 대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길가의 오래된 유럽풍 건물들을 가리킨다. 실제로는 아래 사진 속의 강변의 건물들 뿐 아니라 그 안쪽으로도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있다. 그 동네를 실제로 돌아다녀보면 몇 개 블럭 정도의 지역이 대부분 당시의 건물을 보존(방치?)한 상태다.

아래 사진의 몇 백년은 된 듯한 건물들이 실제로 이 모습 그대로 와이탄에서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주로 은행들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던 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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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와이탄은 상해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해서 상해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황푸공원에서 황푸강 동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왔을 것이다. 마침 강 동쪽에는 상해의 신시가지인 푸동지구에 수 많은 마천루들이 들어서있기 때문에 '여행증명사진'을 찍는 데는 이곳은 실로 만점짜리 배경이다. 관광지에 가면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을 'vista point'라고 표시를 해두기도 하는데 이곳은 상해 명물 중에서도 최고의 vista point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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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rom 본인 미니홈피


이 정도로 '뜬' 관광지이긴 하지만 이 곳 건물들은 단순히 열강들이 중국을 유린했던 건축물만 남아있는 곳이 아니다. 이 앞 황푸공원은 한 때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라고 했다는 사실이 유명한 곳이다. 청조 말기의, 무력하고 노쇠한 중국이라는 거인의 비참한 말로가 가장 깊이 새겨진 곳이 바로 와이탄이다.

지금 이곳은 수 많은 외국인 뿐 아니라 타지의 중국인들도 많이 들러가는 관광지로 바뀌었다. 민족감정, 반일감정이 우리나라 못지 않게 강한 그들인데, 이곳이 자랑스러워서 이렇게 곱게 단장을 한 건 물론 아닐 것이다.

수치스런 역사를 감추지 않고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서 한말의 비극을 상기시키고 일본과 외국 관광객들이 호기심을 갖고 찾을 만한 곳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듯 하다.

물론 관청이 하는 일에 대한 불신감과 노파심에서 한 마디 덧붙이면 건물을 개보수하고 길거리의 외양을 꾸며놓는다 해도 그 외양을 채워넣을 컨텐츠(박물관, 일본 음식점, 안내문, 당시의 상황을 느낄 수 있는 유물 등)가 없다면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마침 인천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화교들의 터전이었던 차이나타운도 있으니 이참에 일본거리와 연계해서 마케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이나타운에 별로 볼 게 없었던 사실에 비추어볼 때 큰 기대는 안되지만 틈날 때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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