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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all I want for Christmas

thezine 2018. 7. 17. 23:55

오늘도 관련 없는 것들로 이어나간다. 우선 '올더머니'라는 영화를 봤다. 전설적인(?) 부자였던 폴 게티, 그의 손자가 유괴되었는데도 돈을 아껴대고 비싼 조각이나 그림 모으는 데에만 돈을 쓰던, 그러다 외롭게 죽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한국어 제목 붙이는 센스가 7080을 연상시키는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영화를 다 본 후에 보니 원래 제목은 The man who invented Christmas이다. 원래는 지금보다 훨씬 비중이 낮은 명절이었던 크리스마스를 지금과 같이 큰 행사일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이 알고 보니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이라고 한다.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개과천선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긴 하지만 그와 함께 크리스마스에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문화가 생겨난 것이 바로 이 소설 때문이라고 한다. 종교적인 의미만 담겨 있던 크리스마스라는 날에 대해, 사람들은 '가족', '자선'의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고, 쓸쓸히 죽지 않으려면 살아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적선의 개념이 생기게 되었다. 소설 한 권의 힘이란 것이 이렇게 대단할 줄이야. 소설이 출간된 후 런던의 고아원들에 기부 물품이 물밀듯 몰려 들었다고 하니...

사랑하는 손자의 인질 보상금을 아끼던 세계 제일의 부자 폴 게티 역할,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을 쓰며 고뇌하는 디킨스의 주변을 맴도는 가상의 '스크루지' 캐릭터 역할.

뭔가 공통점이 느껴진다. 심지어 두 영화 모두 2017년에 개봉한 영화라고 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할아버지가 수전노 역할은 다 도맡아 하는 걸로 모종의 합의가 이루어졌던가? 하는 의문도 생겼다.

폴 게티는 쓸쓸하게 죽고, 그의 돈 관념에 치를 떨던 후손은 재산을 자선재단들에 기부하는 한 편 L.A.에 그 유명한 게티 미술관을 지었다. 몇 년전 여행으로 갔을 때 가고 싶었지만 일정 상 가지 못했던 곳이다. 나중에라도 기회가 닿아 게티 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폴 게티, 영화 올더머니, 배우 Christopher Plummer를 떠올리게 되겠지.

디킨스는 소설로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 공중파 방송이 대중의 의식과 취향을 절대적으로 지배했던 것이 지나간 과거인 것처럼, 인기 소설이 대중의 열광적인 인기를 끌던 시절도 과거의 일이긴 하겠지만... 찰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 이후 제2의 성공작이 나오길 바라는 정도일 뿐 그렇게 큰 변화가 이어질 줄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돌아오지 않을, (소설이 대중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광. 그리고 대략 겹치는 폴 게티와 스크루지의 캐릭터.

사대강을 되살리기 위해 일단 죽였던 누군가처럼 나도 스크루지처럼 돈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기 위해 그 전에 일단 부자가 되는 것도 좋지 않을까, 마 그런 생각을 잠시 해본다.

(글 쓴 다음 날 덧붙이는 사족. All I want for Christmas는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 가사이기도 하지만, 옛날에 본 어떤 영화에서 아이가 울면서 분위기를 잡을 때 배경으로 깔리던 노래 가사의 일부. 지금처럼 쉽게 구글 검색으로 가사를 찾을 수 없던 시절, 가사 받아적느라 여러 번 VHS테이프를 돌리고 또 돌렸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영화인데 크리스마스엔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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