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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가을] 셋째날, 타이페이를 떠나 화련으로 가다 본문
두번째날 이야길 되돌아보니 '여행감각'을 대단한 제6감(the Sixth Sense)라도 되는 양 쓴 건 아닌가 멋적은 생각도 든다. 아무튼 두번째날 밤이 되고 나니 앞으로 남은 일정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감(感)'도 생기고 현지에 적응이 된 느낌이었다.
두번째날의 이야기에 쓰진 않았지만 그날 밤에 숙소에서 이미 안면을 튼 한국 사람 A와 함께 다음날 대만에서 여행객들에게 가장 유명한 식당인 '딘타이펑'을 가기로 약속을 해두었다.
참고로 말하면 '딘타이펑(鼎泰豊)'은 유명한 딤섬 레스토랑이다. '뉴욕타임즈'에서 세계 10대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다 해서 모든 사람들이 '세계10대 레스토랑'으로 알고 있는 곳이지만, 실제로는 1993년인가 해당 잡지에 한 차례 실렸을 뿐이다. 게다가 뉴욕타임즈 말고도 세계 유명 레스토랑에 순위를 매기는 매체는 다양하다. 분명 식당 마케팅의 승리라고 할 만한 곳이다. 우리나라에도 명동과 강남에 2곳이나 프랜차이즈 식당이 있다. 세계에 250곳인가, 꽤 많은 곳에 지점을 냈다고 하니 좀 고급스런 대만버전 맥도널드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어찌나 외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일본어와 한국어 메뉴판을 따로 갖추어놓은 곳.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차표를 예매했다. 오후에 화련으로 떠나는 기차표인데 다행히도 표가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화요일) 아침에 가서 저녁에 돌아오려고 하던 A는 가는 표만 있고 오는 표는 없다는 말에 그냥 돌아와야 했다. 생각해보니 대만도 추석연휴를 쇠는데 화요일이 마지막날이라 귀경차편은 매진이 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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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모닝세트... 어딜 가나 똑같다
기차표 예매 후 약간 이른 점심을 딘타이펑에서 먹기로 했는데 우선 혼자 부지런히 맥도널드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세계 어딜 가나 맥도널드 아침 메뉴는 똑같다. 아침에 먹기에는 텁텁하고 별로지만 가깝고 빨리 나오는 곳에 가야 해서 이걸로 아침을 때웠다. 그러고보니 출장을 가건, 여행을 가건 사정상 이걸 한 번씩은 먹게 되는 듯. 아무튼 아침은 빵 한 조각이든 뭐든 꼭 먹어야 한다는 주의라 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딘타이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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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타이펑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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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왼쪽에 장개석(장제스/Chiang Kai Shek), 오른쪽에는 손문(쑨원)이 앉아있는 장면이다. 사진 설명으로 '두 명의 위대한 인물이 함께 앉아있다'고 쓰여있다. 손문은 삼민주의를 주창하고 중국 최초의 공화국을 수립한 사람. 호가 '중산'인데 중국, 대만 어느 도시에 가도 '중산로'는 모두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다.
장개석은 중국측에서는 아주 졸렬하고 무능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고 대만에서도 공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아마 '두 명의 위대한 인물'이라는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공통점은, 두 사람이 동서 지간이라는 사실. 손문은 중국의 유명한 부호집안(?)이었던 송씨 집안의 송경령(쏭칭링)과 결혼했고 장개석은 그 자매지간인 송미령(쏭메이링)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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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타이펑의 음식이 그렇게 대단한 수준은 아니자. 값도 그리 싸진 않은 편. 몇 명이 가면 1인당 만원 정도씩 내면 골고루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한국에선 1인당 2만원 정도 든다고 한 것 같다.
'프랜차이즈'를 하는 식당을 명가로 부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10대 레스토랑이라는 타이틀은 무시하고 큰 기대 없이 딤섬을 먹고 싶을 때 가면 좋을 듯. 인터넷에 딘타이펑을 검색하면 무수한 자료가 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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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에서 보낸 첫날 저녁, 두번째날 저녁 모두 처음 본 한국 사람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날 아침 딘타이펑에서 같이 식사를 한 사람들은 첫날 저녁에 본 사람들인데 밥을 먹고 헤어지면서도 어찌 이리 하나도 아쉽지가 않은 건지. 사람의 인연의 종류도 참 가지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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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단 기차에 타고 나면 도착시간은 무조건 정해져있다. 정해진 도착시간까지 얼마나 시간이 있는지도 명확하다. 느긋하게 부족한 휴식을 취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다음 일정을 천천히 검토해보기도 한다. 창밖을 보며 경치를 감상하고 차분하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그러고 보면 첫 배낭여행이었던 미국여행 당시에 기차를 10시간씩 타고 여기저기 다니던 생각이 난다. 그때도 눈덮힌 창밖 풍경을 보면서 음악을 듣던 것 자체가 여행의 커다란 즐거움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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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주머니가 방을 구하지 않느냐고 묻길래 약간 경계를 했는데 자기네 숙소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숙소 정보나 기타 내가 필요한 자료도 찾아주며 친절하게 해주던 게 정말 인상 깊었다. 중국이나 다른 관광지에선 언제나 속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우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 다르다. 도시라고 크게 불친절할 건 없지만 시골은 특히나 대개 다 친절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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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짐을 놔둘 공간도 충분하고 윗 침대도 비어있으니 타이베이에 있을 때보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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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던 사실, 이 호스텔에 자리를 잡고 로비에 서성이는데 이곳에 여행온 미국인을 알게됐다. 대만에도 영어를 가르치는 외국인이 굉장히 많은데 처음엔 그런 경우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이었다. 어디서 가르치냐고 했더니 '분당'이라고...^^ 추석 연휴 동안 대만으로 여행을 온 친구들이었다. 화련의 유스호스텔 로비에서 '분당'을 들을 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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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느다란 면발이 특이한 탕면을 함께 먹었다. 이름 자체는 '맵고 신 맛의 탕면'이라는 뜻이다. 그리 시거나 맵지 않았고 입맛에 맞았다. 가느다란 면발을 먹는 것도 재밌었고, 두부, 버섯, 야채가 고루 들어가서 좋다.
밑에 나오는 것이 바로 '또우화'다. 말하자면, 순두부(비슷한 푸딩?)에 달달한 국물을 넣고 팥이나 익힌 콩을 넣어서 차갑게 먹는 디저트다. 기본적으로 콩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약간 달짝지근하면서도 담백하고 콩을 주재료로 만든 음식이라 한국 사람 입맛에도 맞고 몸에도 좋을 것 같다. 작년 대만 출장 때 처음 먹어보고 이 음식의 팬이 되었다. 이곳은 국물 색깔이 진한데 국물 자체는 약간 달짝지근한 정도 외에, 다른 맛은 섞여있지 않다.
또우화의 경우, 순두부와 팥 같은 재료는 우리나라에도 있고 국물만 적당히 만들 줄 알면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대만 간식거리들을 배워다가 우리나라에서 식당을 열까? ^^ 진짜 약간 땡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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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에는 선풍기가 느릿느릿 돌고 있고 빗소리도 바로 옆에서 들려온다. 인구가 많지 않은 조용한 관광도시 화련의 여유도 느껴졌지.
이 사진을 찍을 무렵엔 그 분위기가 너무 좋게 느껴져서 카메라에 그 느낌을 담아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역시 사진만으로는 부족하다. 버스에 타고 보는 경치보다 발로 땅을 디디고 서서 걸으며 보는 경치가 더 멋진 것처럼 말이다.
귀로 빗소리를 듣고, 피부로 선선한 바람과 공기를 느끼고, 피곤한 하루 끝에 샤워 후 상쾌한 나른함 속에서 이 모습을 봐야 진정 이 순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도시에선 못 느꼈던, 익숙한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있는 느낌. 인터넷과 핸드폰을 달고 사는 성격인데 여행 기간 동안에는 그것들이 없이도 하나도 어색하지가 않았으니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네.
다음날 타로코(타이루거) 협곡 관광을 예약해두고 새로운 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아~ 달콤한 고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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