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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 Don't look up

thezine 2021. 12. 30. 02:07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이 다가오는데 무식쟁이들의 음모론이 우세한 어이없는 상황과 기타 등등. 재밌는 영화지만 너무 직접적인 비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를 쓴 트럼프 지지자들과, 영화 속에 (혜성 따윈 믿지 말고 하늘을 쳐다보지 말라는 뜻의) Don't Look Up 모자를 쓴 사람들, 그런 지지자들을 선동하면서 내뱉는 메세지는 백인노동자working class white 뿐인 정치인과 (마찬가지 이유로) 현실 정치인에 큰 족적을 남긴 트럼프를 떠올리게 하고,  심지어 무개념 덩어리로 묘사되는 대통령의 비서실장은 철없는 대통령 아들인데, 역시 트럼프의 인척들이 백악관 요직에서 일한 것과 비슷하다. 영화 속, 오직 돈만 밝히는 똑똑하고 말을 더듬는 하이테크 기업의 CEO는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판박이에, 영화의 주 재료인 '임박하고 분명한 위협'을 음모론이나 견해로 치부하는 묘사는 환경주의자들이 CO2 때문에 우리는 망할 거라고 비명을 지르는데도 실제로  귀를 기울이고 행동을 바꾼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을 비꼬려는 의도처럼 보였다. (나도 CO2 감소에 적극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환경주의자들에게는 영화 속 상황이 현실과 같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너무 비유가 적나라하고 직접적이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과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지금도 과학자들은 백신이 목숨을 구해줄 거라는 것이나, 마스크가 전염을 줄여준다는 것을 대중에 설명할 기회도 갖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과학과 미신이 싸우면 과학이 비길 수는 있어도 이기기는 힘든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우리는 아직 미신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