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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예술평

[소설] 작별인사 (김영하 작가)

thezine 2022. 7. 20. 00:30



역시 스타 작가답게 작가 사진이 공식 표지 이미지에도 많이 쓰인다.

굳이 무슨 내용인지 찾아보지 않고 고른 책인데, 예상 외로(?) 미래 인류와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이다.

미래의 삶을 상상하고 그 안에서 현실적일 삶의 소소한 장면들을 개연성 있게 구성해보고, 그 안에서 작가는 사람과 구분하기 힘든 인공적인 HW, SW와 사람이 공존하는 삶,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삶이란 것이 인간을 전제로 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어폐가 있지만 말이다.

문득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가 생각났다. 찾아보니 벌써 21년 전의 영화다.

오래되서 잘 기억나진 않지만, 영화 말미에는 주인공 데이빗이 오랜 시간 동안 잠들었다 깨어나는 장면이 나온다. 보존 여건만 양호하면 로봇은 얼마든지 오랜 기간 멈춘 채로 보존될 수 있을 것이다. 바랜 기억이나마 기억하기론 이 영화는 인간이 아닌 로봇이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영화였다. 사람이고자 했던 피노키오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A.I.와 로봇이라는 틀 속에 담겨있다. A.I.와 로봇과 인류의 공존이 제1주제는 아니어도 제2주제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작별인사 책을 읽다 보니, 문득 그 오래전 이 영화를 만든 창작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전에도 블레이드러너 같은 영화도 있었고, 그 외에도 내가 잘 모르는 기계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영화들이 있었을 것이다. (터미네이터 같은 인간과 로봇의 전쟁에 대한 영화 말고라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영화들) 삶의 본질에 대해 사색하고, 보통 사람들보다는 더 깊게 사유한 그 결과물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창작자들이 할 중요한 일일 것이다.





소설 '작별인사'는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하면 스포가 될 정도로 서사는 길지 않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이어져서 흥미진진하게 읽는 책이라기보다는, 나름 상당히 개연성 있게 미래를 상상하고, 실질적이고 철학적이고 흥미롭고 공감이 가는 미래상을 보여주어 생각을 자극하는 소설이다.




그나저나, 책 표지에는 '9년 만의 신작 장편!'이라는 (요즘 보기 드문 옛날식 표현이) 적혀있다. 김영하 작가는 그동안 에세이도 쓰고 여행 수필도 쓰고 했지만 오랜 시간만에 본업으로 돌아오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마침 요즘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온 인기 작곡가이자 연예인이자 사업가인 어떤 사람이, 차라리 내지 말았으면 좋았을 앨범을 내며 부족함을 스스로 드러내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나니, 오랜만에 원래 서있던 곳까지만 돌아오는 것만 해도 어려운 일이겠구나, 참 쉽지 않다,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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