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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아침에는 음악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뉴스나 웹서핑 같은 단편적인 글을 읽을 때 그나마 집중이 된다. 요즘은 다시 멀어졌지만 TED 강연을 듣기도 했었다. 저녁시간에는 음악을 들으면 아침과는 달리 일단 귀에서부터 대환영을 하는 느낌이다. 아침에 음악을 틀면 '좋은 줄은 알겠는데 지금은 땡기지 않는 음식을 누군가 들이미는 것처럼' 밀어내고 싶은 마음이다. 저녁에는 아침과 똑같은 이어폰에서 더 좋은 음질로 음악이 나오는 느낌이다. 출근과 퇴근 시간에 달라지는 마음 상태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퇴근시간에는 마음이 가벼울 테니까. 잠자리에 들 때면, 누구나 권하는 것처럼 핸드폰 불빛을 멀리하는 것이 좋은데, 이 나쁜 습관을 잠자리에서라고 버릴 수 있을 리가 있나. 그나마 아이들 잠에 방해가..
"그때 적지 않은 일본 사람들이 재일조선인들의 어려운 삶을 남의 일로 여기지 않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가 지녔던 휴머니즘적인 정서를 잘 보여준다. 아직 가난의 존재가 일상 속에서도 느껴지던 고도경제성장 이전의 일본 사회에서 사람들의 감수성은 국적을 쉽게 뛰어넘었다." 원문: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11340.html 예전에 보수와 진보 각각의, 국내/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모순된 관점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을 쓸 때 문제의식이 상기되는 글이다. (이 포스트의 제목은 어떤 정치학자의 책 제목을 따왔다. 결국 민주화의 완성은 없을 것이고 있다 해도 그 이후에는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인용..
황토펜션...여러 가족 뒤섞여있고... 가스난로는 타이머가 있었는지 새벽에 난 데 없이 환한 불꽃을 빛내며 광풍 사운드까지. 바닥은 절절, 너무 뜨겁게 끓어서 덮을 이불도 포기하고 밑에 깔았다. 여러 사람들이 자느라 다양한 소음이 섞여있던 곳에서 하룻밤이 지나고 다시 집. 혼자 누운 자리가 어젯밤과 너무 심하게 대조적이다. 조용하고 쾌적... 그래도 어제는 어제대로 좋았고 오늘은 오늘대로 좋다. 시골은 대도시 소음이 없어서 그런지 눈이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낮은 산봉우리에 낀 안개와, 오후의 석양을 혼자 즐길 여유도 5분쯤 있었다. 북적북적대는 가족애도 느꼈다. 있는 가족은 다 끌어모은 주말이었네. 다만 잠자리가 고달팠을 뿐, 다른 방법으로 주말을 보내려 해도 더 나은 방법은 없었겠다. 그래서 지금 조..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art, technic)을 기술(state)한 책. 트럼프가 1987년 경 출판해서 30주씩이나 베스트셀러에 머물렀다고 하는 책. 살까 말까 생각만 하던 책인데 11월의 무료 e-book으로 풀렸다. 그리고 잊고 있다가 11월이 끝나기 전에 읽어봤다. 번역문이긴 하지만 술술 읽히는 자전적 이야기. 물론 트럼프가 서재에서 차분하게 직접 쓴, 그런 글은 물론 아닐 것이다. 누가 대신 정리하고 다듬었겠지만 여전히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는 묻어나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몸에 배어있고, 유리한 부분만 이야기한다거나, 진실이 섞여 있어서 반박하기 쉽지 않은 거짓말을 하는 말투 등, 이래저래 알려진 트럼프의 스타일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 보니,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부분은 ..
유명한 카페이지만 일부러 찾아갈 계획까지는 없었던, 우연히 동선이 딱 맞아서 찾아간 곳. 코엑스 지점만 두어번 가봤다. 역시 커피맛은 굿굿. 가게 되면 에스프레소 계열 말고, 드립으로 마시길 추천함. 둘 같이 놓고 마시니 아메리카노는 향이 연했다. 커피 종류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 그냥 싼 거 골라도 맛 좋음. 코엑스지점에선 아메리카노만 마셔서 좋은지 몰랐다. 커피 종류 중에 Authentic이 있는데 외래어한글표기법에 맞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센틱'이라고 써있다. ascent+ic인 줄 알고 도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했던 이름. 코엑스에 갔다가 보고 '이게 그건가?' 하고 구글에서 근황을 찾아보게 만든 간판. 오랜만에 신촌에 갔을 때 아직도 잘 있길래, '거센 스타벅스의 풍랑을 이겨내고 있구나' 생각..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2터미널 가는 길에 도로변에 황무지가 나오면 볼 수 있는... 바위? 산도 아니고 언덕도 아니고 그나마 바위라는 표현이 가장 가깝겠다. 2터미널이 생기기 전에도 다른 곳에 가다가 이곳을 지나친 적이 있다. 그땐 이 길에 통행이 적었던 터라 차를 세우고 이 바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억이 확실한지는... 잃어버린 예전 핸드폰에 증거가 남아있을 텐데 아마 중국 어딘가로 팔려가면서 다 지워졌겠지. 췟. 영종대교를 넘어 인천공항에 넘어올 때도 중간에 유난히 불쑥 솟아있는 섬이 하나 있다. 깎아지른 절벽에 둘러 쌓여 있어서 섬이라 하기도 그렇고, 모양이 독특하다. 이런 모양의 풍경에 꽂히는 게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유명한 정자, 팔각정 중에는 그렇게 험하고 불쑥 솟아..
8월 일본 출장 때부터 두툼한 돈가스가 먹고 싶었는데 아직까지도 기회가 없었다. 조막만한 고기를 열심히 두드려서 튀김옷만 잔뜩 입히는 '옛날(?) 돈가스'는 배고팠던 학생 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영 맛이 없다. 인천공항 히바린은 2터미널이 문을 연 직후 광저우 유배출장을 떠날 때 처음 들렀다. 이후 공항에 오는 날이면 찾아온다. 김포공항 비항기면 어쩔 수 없고. 깨를 갈고 겨자와 돈가스소스를 비벼서 두툼하게 익힌 안심 돈가스를 찍어먹어야 진짜 돈가스... 나에겐 그렇다. 도쿄 나리타 공항에 카레 끼얹은 옛날 돈가스는, 그래서 최악의 돈가스 중 하나였다. 아침이라 입맛이 그런지, 신선도가 조금 떨어지는지, 생맥주는 맛이 그냥 그래서 마시다 남겼다. 기본 돈가스 소스 외에 몇가지 다른 소스와 샐러드드레싱도 나..
몇 마리까지만 튀기고 기름을 간다고 홍보하는 치킨집이 있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여기가 거기였군. "원래 그 정도 튀기면 다른 곳도 기름을 갈아서 쓰는 곳이 많다"는 말도 있고, "처음에 튀기는 닭보다는 몇 번째쯤 튀긴 닭이 가장 맛이 좋다"는 말도 있음. 집 근처에서 치킨집을 검색하면 2km정도 반경만 해도 한 20개 정도... 가본 곳이 아니라면 여기가 어떤 곳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엔 어디를 시도해볼까 고민하다 집 근처 이 브랜드의 매장을 오늘 한 번 이용해본 결과, 치즈떡볶이: 그럭저럭. 그 가격에 진짜 치즈를 쓸 리는 없지만 ... 치킨: 메뉴에서 제일 베이직해보이는 걸 고른 거긴 한데 일반적인 후라이드치킨은 없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나의 기준은 '후라이드 치킨이 맛있어야 맛있는 치킨..
온갖 식당과 카페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한 어떤 잡지를 읽던 중 콩카페가 연남동에 오픈했다는 글 발견. 그 길로 위치를 확인하고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후기를 보니 줄이 길다는 이야기가 많다. 7월 말일 정도에 오픈을 했다니 딱 두 달 전인데 그 사이에 오픈발이 조금 줄지 않았을까, 하는데 3일 전에 올라온 후기에도 20분 기다렸다는 글이... 다행히도 바깥에 늘어선 줄은 없다. '테이크아웃 줄'과 '안에서 마실 사람 줄' 표지판이 있는데 줄을 서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가게 안은 꽉 차 있었지만 가게 구석자리, 딱 봐도 인기 없을 듯한 2인석이 마침 비어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후기를 몇 개 읽어보니 코코넛연유커피, 코코넛스무디커피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것 같다. 스무디커피가 더 비싼 6..
국립공원 입구에 고기집, 오리집, 닭집 등등 외에도 괜찮은 카페 한둘씩은 있을 거라 생각하고 길을 따라 다니던 중 눈에 띄어 들어갔다. 차를 타고 정처 없이 가던 길이라 주차장이 눈에 띄지 않으면 생각할 것도 없이 패스 패스. 카페 자체가 많지 않았고, 개중에는 돈가스와 스프를 판다고 써있는, 카페가 카페가 아닐 거란 의심이 드는 곳도 있었다. 그곳에 가면 그 옛날 유선전화가 놓인 카페에 가면 종종 마셨던, tea bag에서 우려낸 헤이즐넛 커피가 나올 것 같아서 역시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나쳐왔다. (그러고 보니, 이런 저런 nut이란 nut은 많이 먹어봤지만 hazelnut은 실물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같다.) 날씨가 좋은 추석 연휴, 국립공원 주차장 입구에는 주차 줄이 길게 늘어설 만한 날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