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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인천공항 가까이 있고, 그 전에는 배로만 갈 수 있던 곳. 새로 다리가 연결되어 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된 곳. 이곳 옆에는 영화로 유명했던 섬 실미도가 있다. 영종도, 용유도 두 섬 사이를 메워 지어진 인천공항이라는 '핫(했던) 플레이스' 바로 옆인데 배로만 갈 수 있었던 곳이었기에 서울에서 두세시간 거리의 해수욕장만도 못한 후락한 모습이었다. 다리가 연결된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꽤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새로운 행선지가 생겼다 뿐이지 눈에 띄게 경관이 수려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고, 코로나 불경기 탓도 있겠지. 대충 가로질러 다녀보니 대부분의 길이 차 2대가 마주하고 맘 편히 달리기 어려운 좁은 길이고, 도로 상태나 편의시설도..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하와이는 출발지에서 실시한 COVID19 검사 음성 결과가 있으면 방문이 가능하다. 많은 호텔들이 문을 닫았다가 얼마전 다시 문을 열었다. 궁금한 마음에 예전에 가본 방을, 거의 같은 조건으로 찾아보니 방값은 그 때(재작년 여름)와 비슷한 것 같다. 지금도 나름 성수기인지, 아니면 문을 연 이상 가격은 유지를 해야해서 그런 건지, 아무튼 "혹시 지금은 방값이 헐값일지 몰라!" 라는 기대와는 달랐다. 번화가의 호텔들 대부분이 문을 열었지만, 막상 간다면 와이키키 거리의 들뜬 분위기는... 느낄 수 없겠지? "이 시국에 여행이라니"라는 양심의 가책과, SNS에 자랑질을 못할 안타까움(?)과, 비용과, 시간과, 코로나 감염을 무릅쓸, 그리고 돌아와서 2주 격리를 감수할 무모함까지 이..
뭔~ 의미가 있냐~ 싶긴 하지만, 그래도 혼잣말 하듯 적어본다. 전철에서 생각 없이 TV 채널 넘기듯 핸드폰만 보진 말아야겠다. 으슬으슬 떨면서 추운 연말이 되어서야 나의 3년, 5년, 10년 후를 생각하는 것은 이제 그만 하고, (추운 것은 똑같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기분으로 (실제로는 시간은 그저 일직선으로 흐를 뿐,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뭐가 됐든 훗날을 도모해보자. 당장 밀려오는 일거리들에 떠밀려서 또 하루를 한 주를 보낼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뻔한 다짐 한 번 더 해본다.
아이가 어릴 때 퇴근 후에는 육아에 지친 엄마 대신 아이를 재우곤 했다. 따뜻한 분유를 진하게 타 먹이면 트림까지 마치고 속이 편해진 아이를 안고 거실을 천천히 이리저리 움직이며 등을 토닥였다. 새벽에도 강변북로에는 늘 차가 다니고, 이중창에 소리는 갇힌 채로, 빠른 듯 느린 듯 불빛이 조용한 거실의 벽을 훑고 지나갔다. 아빠 품에 안긴 아이는 아빠와 반대 방향 어디쯤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인생에서 가장 조그맣던 시절을 보내는 따뜻하고 작은 사람의 온기를 느끼며 거실을 혼자 산책한 것처럼 시간을 보내고 아이를 자리에 눕히곤 했다. 이젠 그때에 비해 아이들도 많이 커서 장난을 칠 때나 아이를 안아주게 된다. 더군다나 품에 안고 재울 일은 없어졌다. 밤 늦게 택시에서 내릴 때, 잠이 든 두 아이를 동시에 ..
'국민학교' 시절엔 보이스카웃, 중학교 시절에는 우주소년단 활동을 했는데, 그 시절에 막 생겨난 단체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우주 관련 사업이 얼마나 오래된 건지 모르겠지만 발사체 연구나 우주 개발 관련 정부사업을 시작하면서 출범한 단체가 아닐까 싶다. 그런 추측이야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긴 하지만 그 추측이 맞겠다 싶은 게, 당시 우주소년단을 대상으로 러시아 우주센터 견학을 간다는 소식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취학 전에 가족들과 일본,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여러 곳 가보는 아이들이 많지만 그때는 모르긴 몰라도 우주소년단 동기 누구도 해외여행 경험은 없었을 것이다. 러시아 우주센터 견학은 누구나 손만 든다고 갈 수는 없었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는 단 한 명만 참가 가능하다고 인원이 배정됐다..
주말에 석화를 실컷 먹고 기운을 내서 밀린 일을 열심히 해치우느라 이틀을 꼬박 하얗게(백) 불(화) 태운... 건 아니지만 암튼 일단 마무...으리! 아재가 되기 전부터 아재개그의 달인이었는데 나이를 먹어 완성에 이른 느낌. 하얗게라곤 했지만 이제 서류작업에 밤새는 짓은 못하게 된지 오래됐다. 11시까지만 해도 두통이 밀려온다. 하나 마무리했으니 보상심리에 티비 보고 늦게 자고 싶었지만, '내일 다시 하나 더 쳐내러 가자'... 생각하며 냉장고를 어루만지던 손을 거두고 잠자리로 향한다. 어쨌든 완성은 아니어도 매듭은 하나 지은 느낌.
한 때 중국발 웃긴 사진이 인터넷 짤방의 상당수를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 시절이 꽤 오래 전이었구나', (아마 10년쯤 전?) 그리고 '지금도 중국발 웃긴 사진들이 가끔 보이긴 하지만 예전 같진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고 처음에는 '아 이게 뭐야' 하며 웃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나름 잘 생각해서 번역을 했다. 메뉴에 쓰인 글자에 가깝게 발음할 수 있도록 Siksaryu라고 적어놓고, 그 옆에 영어 단어로 meals라고 적었다. 영어만 적어놓으면 주문을 받는 사람도 영어로 주문을 받아야 하고,(더군다나 한국말이 편하지 않은 외국인 서버가 드물지 않은 이 시기에) 그렇다고 한글 발음만 알파벳으로 적어놓으면 외국인 손님은 이것이 무엇일까, 근거 없는 감에 의지해..
원래는 옷을 입을 때는 Time시기 Place장소 Occasion상황에 맞게 입으라는 약자인데 글 쓰기에도 적합한 TPO가 있었던 것 같다. 학생시절, 나의 밤시간 루틴은 이랬다. 과음하진 않고(자주 과음할 만큼의 돈도 없었고) 귀가를 했다. 씻고 책상 스탠드에 불을 켜고 컴퓨터를 켰다. 커다란 CRT 모니터였는데 언제 버렸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스탠드 불빛과 적당한 어둠과 모니터와 타닥거리는 키보드 소리. 적당히 술을 마시다 귀가했기에 피곤하지만 정신은 멀쩡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피곤해도 맑은 정신. 내 주의를 잡아끄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TV도 없었다. (다행히? 나는 TV없이는 못사는 사람은 아니다.) 술이 과하면 감정은 풍부해지지만, 술 취한 사람의 생각이란 것은 취한 사람이 횡설수설..
존 마스 작가의 더원. 책 사러 앱을 켰다가 ebook 대여 행사를 하기에 잘 모르는 책인데 그냥 골랐다. (다른 책들이라고 잘 알고 고를 리도 없지만.) 3개월인가 2개월인가 빌리는 돈이 5900원인데 5000원 쿠폰 페이백이라는 말에 공짜 양잿물 드링킹 하는 충동구매... 시간이 되면 짤 없이 반납해야 하는 (ebook 앱에서 시간분초까지 맞춰 자동으로 사라질) 책이라 그런가, 요즘 잘 읽지 않던 책인데 짧은 시간에 다 읽었다. 서평까진 아닌데 예상? 기대?했던 SF가 아니어서 실망했지만 누군가 공들여 쌓아올린 이야기를 둘러보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니 가상의 상황에 현실을 비춰보고 재미를 느낀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제목만 보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감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알로하 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