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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책을 읽고 짧게 핸드폰으로라도 글을 쓰자고 생각했다. 꼼꼼히 읽지도 않는데 그냥 책을 덮고 나면 소중한 내용들이 쉽게 휘발되어 잊혀진다. 캠핑에 늦깎이 입문해서 이래저래 요즘 관심사가 이쪽으로 쏠려있다. 단적으로 나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무서운 놈, 유튜브의 추천 영상 상위권에 항상 캠핑 용품 리뷰나 캠핑 브이로그가 나온다. 차박을 중심으로 캠핑 초보에 적합한 정보들을 소개하는데 가볍게 쉬이 읽히고, 유용한 정보도 많다. 한 때 시트가 평평하게 눕혀지는 유일한 차종으로 음란도라는 별명이 있던 올란도를 타고 전국 각지로 아이들까지 포함해 차박을 다녔다는데 다양한 종류의 캠핑을 수시로 즐기는 모습이, 캠핑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싶다. 아이들 학원 스케줄 때문에 주말에 어디 놀러가기도 힘든데 나도 이..

아주 오랜만에 올리는 서평(?)이 상가 투자 실용서적이라는 게 아쉽긴 하지만 동시에 여러 권을 조금씩 읽다가 최근에는 이 책을 끝냈다. 부동산이란 게 뭔지 호기심도 생기고 생활에 관련도 많고 해서 한 동안 유튜브도 찾아보고 책도 두어권 읽어본 것 같다. 부동산 서적은 전문 분야에 대한 실용 서적이라 내가 평가를 하거나 감상을 적을 만한 부분은 없고, 다만 기존에 봐온 유튜브나 부동산 블로거의 글이나 (이 책도 저자의 블로그 글을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 부동산 서적의 특징 같은 것이 느껴졌다. 정부가 정책을 내놓으면, 시장은 대책을 내놓는다는 말처럼, 부동산 전문가나, 부동산 수익 내기에 진심인 사람들은 정책을 평가하기보다는 주어진 조건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반이라면, 또 한편..

망원동에서 나고 자라 내부고발자가 되어 떠도는(?) 삶을 살게 된 저자가 (그간의 곡절과는 별개로) 망원동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책이다. 어른 손바닥만한 작은 크기라 겨울에는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읽기도 좋은 책. 퇴근길에 이 책을 읽다가 한강을 건너는 전철 창가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갬성에 잠기기에 좋은 책이다. 저자의 어린 시절 망원동이라는 동네에, 성미산이라는 존재가 종종 등장한다. (어릴 때 동네 형들을 쫓아다니며 나무가 듬성듬성했던 '대머리산'에 오르던 생각이 나는데 그 산이 어디 무슨 산이었는지 모르겠다.) 동네에 산 하나 있으면 그 시절 꼬맹이들에겐 중요한 놀이터였지. 지도에는 성미산이 아닌 성산으로 표시되는데 성미산이라는 다른 산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같은 곳을 가리키는 이름인 ..

지정생존자라는 제목을 어디에서 본 기억도 있고, 주인공 키퍼 서덜랜드를 보니 한 때 집중해서 감탄하며 보았던 미드 '24시'가 떠오르기도 해서 두 회를 봤다. 한 회가 끝나기 전부터 '24시' 느낌이 팍팍. 프렌즈를 시작으로 Band of Brothers, 일드 몇 가지에 빠져서 주침야활하던 시절, 24시라는 드라마는 처음 보는 빠른 템포에 긴장감에 반전에 반전... 첫 시즌은 정말 이런 드라마가 있다니 우와 하면서 봤다. 그러다가 시즌이 넘어갈수록 복장 터지는 사고뭉치 딸내미는 요즘 같으면 빌런 소리 들었을 캐릭터였고, 다이나믹한 반전도 자꾸 반복되다 보니 '적당히 해라' 싶은 생각이 들고, 그러다가어디쯤에선가 시청을 멈췄었지. 지정생존자도 이제 두 회차를 본 건데 '24시'의 그 느낌이 스물스물 올라..
군복무를 마치고 부대를 떠나는 것을 '전역'이라고 한다. 현역에서 예비역으로 역할/역종이 바뀐다는 뜻이다. (같은 의미로 '제대'한다고도 하는데, '제대'란 입대의 반대말이고 '제외한다, 덜어낸다+부대'로 이루어진 단어다.) 미군부대에서 전역은 ETS라고 한다. Estimated Time of Separation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직역하면 (부대로부터) 분리가 예정된 일정이라는 말이다. 미군부대는 선택에 의한 군복무를 하고, 군복무 계약 기간이 끝난 사람들의 경우 '예비군' 복무를 선택하면 약간의 보수를 받고, 간헐적으로 훈련에 참가하면서 예비군 신분을 유지한다.(고 들었다. 검색해보면 나오겠지만 군대 시절 들은 이야기로 적자면 그렇다.) 일종의 파트타임 군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현역병사의 ..

인천공항 가까이 있고, 그 전에는 배로만 갈 수 있던 곳. 새로 다리가 연결되어 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된 곳. 이곳 옆에는 영화로 유명했던 섬 실미도가 있다. 영종도, 용유도 두 섬 사이를 메워 지어진 인천공항이라는 '핫(했던) 플레이스' 바로 옆인데 배로만 갈 수 있었던 곳이었기에 서울에서 두세시간 거리의 해수욕장만도 못한 후락한 모습이었다. 다리가 연결된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꽤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새로운 행선지가 생겼다 뿐이지 눈에 띄게 경관이 수려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고, 코로나 불경기 탓도 있겠지. 대충 가로질러 다녀보니 대부분의 길이 차 2대가 마주하고 맘 편히 달리기 어려운 좁은 길이고, 도로 상태나 편의시설도..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하와이는 출발지에서 실시한 COVID19 검사 음성 결과가 있으면 방문이 가능하다. 많은 호텔들이 문을 닫았다가 얼마전 다시 문을 열었다. 궁금한 마음에 예전에 가본 방을, 거의 같은 조건으로 찾아보니 방값은 그 때(재작년 여름)와 비슷한 것 같다. 지금도 나름 성수기인지, 아니면 문을 연 이상 가격은 유지를 해야해서 그런 건지, 아무튼 "혹시 지금은 방값이 헐값일지 몰라!" 라는 기대와는 달랐다. 번화가의 호텔들 대부분이 문을 열었지만, 막상 간다면 와이키키 거리의 들뜬 분위기는... 느낄 수 없겠지? "이 시국에 여행이라니"라는 양심의 가책과, SNS에 자랑질을 못할 안타까움(?)과, 비용과, 시간과, 코로나 감염을 무릅쓸, 그리고 돌아와서 2주 격리를 감수할 무모함까지 이..

뭔~ 의미가 있냐~ 싶긴 하지만, 그래도 혼잣말 하듯 적어본다. 전철에서 생각 없이 TV 채널 넘기듯 핸드폰만 보진 말아야겠다. 으슬으슬 떨면서 추운 연말이 되어서야 나의 3년, 5년, 10년 후를 생각하는 것은 이제 그만 하고, (추운 것은 똑같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기분으로 (실제로는 시간은 그저 일직선으로 흐를 뿐,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뭐가 됐든 훗날을 도모해보자. 당장 밀려오는 일거리들에 떠밀려서 또 하루를 한 주를 보낼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뻔한 다짐 한 번 더 해본다.
아이가 어릴 때 퇴근 후에는 육아에 지친 엄마 대신 아이를 재우곤 했다. 따뜻한 분유를 진하게 타 먹이면 트림까지 마치고 속이 편해진 아이를 안고 거실을 천천히 이리저리 움직이며 등을 토닥였다. 새벽에도 강변북로에는 늘 차가 다니고, 이중창에 소리는 갇힌 채로, 빠른 듯 느린 듯 불빛이 조용한 거실의 벽을 훑고 지나갔다. 아빠 품에 안긴 아이는 아빠와 반대 방향 어디쯤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인생에서 가장 조그맣던 시절을 보내는 따뜻하고 작은 사람의 온기를 느끼며 거실을 혼자 산책한 것처럼 시간을 보내고 아이를 자리에 눕히곤 했다. 이젠 그때에 비해 아이들도 많이 커서 장난을 칠 때나 아이를 안아주게 된다. 더군다나 품에 안고 재울 일은 없어졌다. 밤 늦게 택시에서 내릴 때, 잠이 든 두 아이를 동시에 ..
'국민학교' 시절엔 보이스카웃, 중학교 시절에는 우주소년단 활동을 했는데, 그 시절에 막 생겨난 단체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우주 관련 사업이 얼마나 오래된 건지 모르겠지만 발사체 연구나 우주 개발 관련 정부사업을 시작하면서 출범한 단체가 아닐까 싶다. 그런 추측이야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긴 하지만 그 추측이 맞겠다 싶은 게, 당시 우주소년단을 대상으로 러시아 우주센터 견학을 간다는 소식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취학 전에 가족들과 일본,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여러 곳 가보는 아이들이 많지만 그때는 모르긴 몰라도 우주소년단 동기 누구도 해외여행 경험은 없었을 것이다. 러시아 우주센터 견학은 누구나 손만 든다고 갈 수는 없었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는 단 한 명만 참가 가능하다고 인원이 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