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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영화를 고르는데 빈 좌석은 4개였다. 좌석수를 1개를 골랐더니 아무 것도 고를 수 없었다. 예를 들어서 좌석이 3개가 비면 중간 좌석은 고를 수 없다. 3개 중에 왼/오른쪽의 좌석을 골라야 나머지 2좌석이 세트로 팔리기 때문. 마찬가지로, 2개짜리 좌석 역시 하나만 고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빈 자리는 4개지만 혼자 영화를 보려면 어느 자리도 고를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 결국 한 개짜리 좌석이 생겨서 예약은 했지만, 솔로는 휴일에 혼자 영화보기도 힘들구나, 세상은 생각보다 냉정하구나, 그런... 일종의 깨달음이랄까. 오른손에 물건을 들고 있어서 왼쪽으로 표를 넣고 지하철 개찰구를 나오려다가 오른손잡이 위치(나오는 통로 오른쪽 구멍)로 표를 넣어야 나올 수 있다는 걸 깨달았던 '그 때'가 떠올랐다. 왼..
Feliz Natal, Boas Festas Feliz Natal과 Boas Festas 모두 Merry Christmas라는 뜻의 포르투갈어이다. 스페인어로는 Feliz Navidad라고 하는데, 두 언어가 원래 비슷해서 그런 건지 아리송하다. 12월 25일이 연말 소비 문화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은, 꼭 크리스마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연찮게 12월 25일은 연말 분위기가 정점에 이르는 시점이고, 성탄절 자체가 소비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 건너온 탓도 있을 것이다. 그쪽 사람들은 성조기도, 산타복장도 비키니를 만들어 입으며 모든 상징을 성(性)과 소비문화에 적용시키는 놀라운 능력이 있지 않은가. 어느샌가 크리스마스는 커플의 날이 되어버렸다. 솔로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상실감을 피하려고, 23일..
찾는 사람은 없지만 나의 원래 홈페이지는 www.inthezine.com 이다. 블로그로 결국 자리를 옮겼고, 그 전에도 이런 저런 변신을 시도했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고정된 주소'만은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매년 약간의 돈을 들여 주소는 유지하고 있다. 아무튼 간에... 오랜만에 페이지를 딱 열었는데, 저 사진이 바로 내 홈페이지의 대문이다. 작년에 대만에 출장갔을 때 찍은 거리 사진과, 올해 초에 오사카에서 갔던 술집의 벽 장식, 그리고 그 사이에, 역시 대만에서 찍은 야경 사진, 그리고 그 위에는 오사카 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느낌이 좋아서 잽싸게 찍은 사진이다. 한 마디로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들. 이 밤, 이 사진들을 보니 괜시리 울컥! 하네 -_- 사람의 감각이란 참 묘하다. 쓴 나물을 먹..
책을 거의 인터넷 서점에서만 산지 꽤 됐다. 보통 10% 할인에 10% 적립이고 4만원 정도가 넘으면 추가로 얼마를 할인해준다. 게다가 배송료까지 공짜. 오프라인 서점이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오프라인 서점을 애용할 이유도 떠오르지 않아서 온라인 서점을 애용하고 있다. 어쩌다 읽고 싶은 책을 추천받거나 궁금한 분야가 생기면 냅다 온라인서점에서 책을 검색한다. 그리고 '위시리스트'에 추가시켜놓았다가 나중에 5~6권씩 한번에 주문을 한다. '구매를 희망하는 책들의 목록'이기 때문에 '위시 리스트'라는 이름이 붙은 게 당연하지만, 어제는 새로운 책을 추가하면서 다른 생각을 했다. '사고 싶은 책'이기도 하지만 책은 당연히 '읽기 위해' 사는 거다. 퇴근 후엔 늘, 전철에서도 거의 언..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라는 홍콩 사람하고 장시간통화를 했다. 40분 동안 전화기를 귀에 대고 통화를 했더니 귀가 얼얼하네. 컨퍼런스콜은 원래 3자 이상이 전화로 회의를 하는 거지만 주로 나랑 홍콩 사람 둘이서만 영어로 대화를 했다. (잘난 척 하려고 쓴 건 아닌데 그렇게 보인다. ㅎㅎ 사실 별 볼일은 없고 그냥 전화 통화를 했을 뿐.) 전에도 어떤 홍콩 변호사가 사무실에 온 적이 있어서 이야길 나눈 적이 있다. 그땐 영어로 대화를 하다가 내가 중국어를 할 줄 안다고 했더니 그 아저씨가 신기해하고 재밌어하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결국 나중에는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서 말을 했다. 그때 회사에 찾아온 홍콩 변호사 아저씨도 광동에 오면 밥이나 같이 먹자고 했었는데, 오늘 통화한 아저씨도 심천에 오면 자기가..
언제 찍은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폴더를 찾아보면 되는데... 귀찮다. 올해 초였을 것 같다. 혹은 작년 말...? ^^a) 아무튼 이번 봄보다는 이른 어느날이었을 것이다. 어릴 때는 겨울에 눈은 흔했는데 어쩌다 보니 세상이 우습게 돌아가면서, 어린이과학책에서만 봐온 '온난화'가 현실이 되었고 이젠 서울에서 눈구경하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눈이 쌓이면, 우리 할머니를 비롯해 노인들이 돌아다니기가 어려워진다. 또 흘러가버리는 빗물과 달리 눈이 길에 쌓이면 서서히 녹으면서 꾸준히 구정물을 흘려보내 길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릴 때 언젠가, 그 어린 게 을지로에 뭐 볼 일이 있을까마는, 친한 후배와 낮시간에 길거리를 걸었던 생각이 난다. 눈이 얼마나 펑펑 오는지, 세상이 하얗게 덮힌 걸로 부족해서 ..
합창연습을 위해 주말마다 연대 교정을 찾다보니 매번 기분이 새롭다. 어쩌다 공대에서 연습을 했던 날도 그렇고 오랜만에 처음으로 합창연습실에 갔던 날도 그렇다. (어제는 두번째로 갔던 날.) 합창연습실 바닥에는 언제부터 겹겹이 쌓였는지 알 수 없는, 수작업으로 만든 현수막의 흔적들이 가득하고 역시나 낡디 낡은 긴 의자에는 이곳에서 뭔가를 하고 음식을 시켜먹는 학생들을 위한 음식배달 스티커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합창연습실'이라는 이름 답게 합창연습을 하는 데 많이 쓰이지만 공연을 하는 동아리들이라면 모두 노리는 명당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새벽에 일찍 자리를 예약하러 와야 했던 기억. 매주 월요일에 아침 일찍 왔다니,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일 >.< 음식을 사다 먹기도 하고 그걸로 모자라서 음식을 해먹기도..
인터넷에서 대만 관련 자료를 찾다보니 보게 된 글이다. 한국 남자라면 본능적으로 이런 지적에 반감을 가질 법도 한데, 한편으로는 실제로 얼마나 한국 사람들이 가부장적인 걸까, 그 기준은 무엇인가,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실제로 이웃나라에 비해 한국 사람이 얼마나 가부장적인지, 한국에서 가정 폭력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쉽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저 글을 보고 분노하는 사람에게 한 가지 위안이 될 만한 것은, 사람을 만나보지도 않고 자신의 일천한 식견에 근거해서 판단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경솔하다는 사실. 편견이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도 한다. 이미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 다음에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다시 판단을 하느라 고민할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어떤 일을 접..
목포 같은 곳엘 가자고 친구들에게 이야기 했는데 하나 같이 멀다는 반응. 생각해보니 그럴 법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섬을 제외하면 '가장 먼 곳은 차 타고 5-6시간 걸리는 곳'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박혀있는 것 같다. '5-6시간 거리=먼 곳' 미국에 배낭여행을 갔던 게 벌써 오래 전 일이다. 2001년 1월을 미국에서 보냈었다. New York city, Boston, Las Vegas, LA, San Francisco, Grand Canyon, Chicago... 기차를 타면 보통 10시간 정도, 가장 오래 탔던 건 55시간(Chicago-San Francisco)이었다. 상해에 1.5년 정도 머물렀다. 그 동안 북경, 티벳에 다녀왔다. 북경은 기차로 편도 10시간 거리. 티벳의 '라싸'는..
http://zine.media.daum.net/mega/newsmaker/200707/05/newsmaker/v17333210.html?_RIGHT_COMM=R4 원래 기사는 우표 수집 취미를 예찬하는 내용이다. 기사의 일부로 지난 주에 우정사업본부에서 헤이그특사100주년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우표에 등장한 세 사람은 이상설, 이준, 이위종으로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거기에 찍힌 글은 고종 황제의 위임장이며 고종황제의 서명과 옥새가 찍혀있다. 헤이그 특사 사건의 전모를 요약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러시아 황제가 극비리에 고종에게 만국평화회의에 대해 알려주고 초청장까지 전달하자 몇 달도 아닌, 회의 개최 1년 전부터 몇 달의 간격을 두고 세 사람은 한국을 출발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