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532)
theZINE
아이들과 숨 참기 놀이를 하다가 적절한 시점에 다른 놀이로 관심을 돌리고, 그러다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이들이 이런 간단한 놀이를 진심으로 아빠와 즐거워서 하는 것이 좋기도 하고,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하는 궁금함도 들었다가, 또 다 큰 어른들도 가끔은 이러고 놀지 않는가 (물론 다 큰 어른과 노인이 그러는 경우는 그렇게 흔하진 않은 것 같다.) 하는 생각도 했다. 아무튼 처음에 들었던 생각처럼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까' 하고 습관적으로 비관할 일은 아니라고 다시 생각을 했다. '이렇게 아빠와 노는 일이, '놀아주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 그게 느껴지면 좀 허전한 기분이 들겠다' 싶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지금도 '박물관' 같은 곳에, 아이들이 그닥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따라오는 경우가 지금도 이..
이 책의 작가는 2차대전 유태인 학살 생존자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만화 형식으로 책을 펴냈다. 이 책의 그림체는 이러하다. 작가는 아버지를 가끔 만나러 가서 이야기를 청해 듣는다. 책 후기에 나오는 설명에 따르면, 만화로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건물의 창문 모양 같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물어봐가면서 듣고,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의 중요한 화법이라면, 제목과 같이 유태인들을 약자인 '쥐'로 그리고, 독일군은 고양이로 그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제목이 MAUS('쥐'의 독일어)가 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작가의 아버지는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인데, 실제 성년기는 폴란드에서 보내게 된다. 그리고 폴란드에서 결혼도 하게 된다. 그러다 2차 대전이 터지고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한다. 독일군이 처음부터 유태인들을 ..
이 책을 (블로그에 서평을 쓰는 이유인) 다시 기억하려면 알아둘 것은, 이 책의 저자는 재일 한국인2세이자,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동경대학의 교수가 되었으며, 이 책은 2016-2017년에 일본의 여러 곳들을(표지에 표시된 곳들) 여행하면서 쓴 에세이다. 주제는 대체로 국가와 사회의 피해자라던가, 소외된 피해자들의 이야기다. 방문했던 곳들이 '이따이이따이 병(수은중독)'이 발생했던 곳, 후쿠시마, 군함도, 오키나와, 한센병 환자 요양원, 재일 한국인의 코리아타운 같은 곳들이다. 일본 엘리트들이 소수자들을 죄악시하고 탄압(?)했던 역사가 남은 곳들을 주로 방문했다. 일본 사회의 가장 약한 집단들이 겪은 역사와 현재의 모습이 그 시절과 현재의 일본 사회를 잘 비춰준다고 했다. 책에도 간략히 언급되지만 강상중 ..
아이들에 좋겠다 싶으면서도 인디아나존스의 올드한 화면을 아이들이 집중해서 볼지 확신이 없었다. 아이들 보여주기 전에 슬쩍 미리 둘러봤는데, 초반 기차씬에서 뱀으로 가득한 상자들 위를 기어가는 장면이 나오길래 '아 반응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다. 가족 액션 탐험 코믹 활극 그리고 수식어 몇 개는 더 갖다 붙일 수 있을 것 같은, 그 시절엔 꼭 봐야했던 블록버스터. 어지간한 장면은 전부 CG로 만드는 요즘에는 가끔은 실제로 실외에서 촬영한 장면은 없는 것 같은 영화도 많다. 터미네이터2 시절에는 CG가 신기하고 화려한 비현실적인 장면에 쓰는 기술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현실적인 길거리 풍경을 실내에서 편하게 찍는 기술로 의미가 바뀐 것 같다. 배우가 먼 현장을 오갈 일도 없고, 변수가 많은 야외에서 카메..
한국 캠핑 유투버만 해도 여럿이고, 스타일도 각자 제각각이다. 말 없이 텐트 치고, 요리하고, 쉬고, 불멍하고, 마무리까지 자막만 달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스타일, 혼잣말 오지게 하는 스타일, 몸매를 강조하는 옷차림의 여자 유튜버, 털털한 스타일의 여자 유튜버, 캠핑 유튜버계의 조상님에 가까운 유튜버, 부부 캠핑 유튜버, 회사 그만두고 캠핑 영상 두어개 올리고 소식이 없는 유튜버... 반면 기존에 찾아본 몇 개의 미국, 일본 캠핑 유튜버는 미국은 부시크래프트(정글에서 맨손으로 살아남기)에 가까운 자연인 스타일, 일본은 미니멀까진 아니고 컴팩트하고 조용한 스타일의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 골고루 찾아본 건 아니라서 어떻다 말하긴 어렵지만 내가 본 한국 유명 캠핑 유투버들은 대체로 장비를 많이 갖춘 스타일..
어릴 때 글이라는 걸 읽기 시작하면서 이런 글을 접하고는 이런 글을 짓고 읽는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 의미 없는 동어반복이나, A는 A라는 당연한 말,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는 당연한 말 반복하기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이라고 크게 이해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 끝나는 인생살이를 그렇게 해석하며 스스로에게 설명하려는 본능적인 행위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리고, 나도 같은 이유로 그런 행위를(세상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설명하고 덧없다는 느낌을 벗어나려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건 순전히 주말에 실컷 놀다 회사가려니 생각이 많아져서 그렇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보이는 곳이 대청봉 방향이었으면, 보이진 않아도 그랬으면 했네. 대신 내 앞은 설악초, 설악 케이블카 방향이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바로 앞 설악초등학교 전교생 59명, 생각보단 많다 이곳 초입은 장대비 소나기가 퍼붓던 날 맨발로 차까지 뛰어가던 기억, 뛰어서 버스를 타느라 아기 신발 한 짝 잃어버린 기억, 주말 인파가 너무 많아서 입구에서 차를 돌린 아쉬운 기억도 있는 곳. 야영장으로 오기는 처음인데 국립시설의 미친듯한 가성비는 늘 놀랍다. 타이밍 맞춰 클릭질 하는데 소질이 없는지라 주중을 노리니 더 저렴해져서 저세상으로 가버려. 이번 연말은 회사에 평소와 달리 큰 풍파는 없지만 억지로 여유를 부리는 것 같은 어색한 느낌은 든다. 캠장에 어떤 아기가 아빠 아빠 하고 부른다. 용건은 알..
모바일 기기와 SNS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 기존의 PC를 옹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성'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생산적인 활동에는 PC가 우세인 듯 하지만 모바일OS가 PC와 비슷한 형태의 옵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 외에도, 정보 습득 방식이 모바일 & APP 기반으로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PC 시절 대비 모바일 기기 생산성의 강약을 논하기보다는 모바일 기기의 강점은 다른 방향으로 강화되어왔는데, 어디에서나 핸드폰으로 강의를 듣는다거나 유튜브로 수업, 시사, 부동산, 재테크, 정치... 정보를 입수하는 경로 자체가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변해왔다고 느낀다. 이렇게 조선미 교수의 강의를 유튜브에서 처음 접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한 문단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이 분의 책..
이런 책을 읽거나,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줄 때 반복되는 머뭇거리게 하는 포인트가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키지 않는다는 말, 누구나 다 이미 알고는 있다는 말. 물론 아는 내용, 들어본 내용도 꽤 많이 있다. 반대로 의외였던, 처음 들어보는것들도 있었다. '의외', 즉 잘못 알고 있던 부분들을 일부 바로잡거나 새로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조언들은 대체로 불편함도 함께 안겨준다. 마음이 찔리게 만드는 조언, '직장인이 이런 조언을 어떻게 따르냐' 싶은 실천이 쉽지 않은 조언, 알고 있었지만 지키지 못했던 조언... 1. 우선 공통적으로 반복되게 나온 이야기 중 하나가 온전한 식품을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흔히 '정제 곡물', '정제 당' 같..
유튜브가 기성 미디어를 압도하는 강점은 콘텐츠의 다양성 아닐까. OOO텐트 치는 법, XXX 섬 여행, --- 자동차 신모델 리뷰... 생각나는 무엇을 검색해도 대부분은 찾아낼 수 있다. 그 중에는 교양, 역사를 파고드는 준수한 품질의 채널들도 많은 듯 하다. 나도 그런 채널을 가끔은 보는데 이 책을 쓴 사람도 그런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표지에 적힌 '세상의 모든 지식'이 채널 제목인 듯. 이런 교양 채널 중에 기업의 역사, 창업주 이야기 같은 주제도 재미있는데, 이 책은 유명한 회사/브랜드가 탄생한 이야기를 묶었다. 질레트, 3M, 레고, 아디다스, 롤스로이스 같은 큰 회사 외에도 '모노폴리(브루마블의 원조 보드게임)', 아스피린, 페니실린 같은 제품을 다루기도 한다. 한 꼭지가 그리 길지 않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