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평&예술평 (131)
theZINE
우연찮게 책이 생겨서 읽었다. 이렇게 작고 알맹이가 적은 책은 내 취향이 아니라 직접 사는 경우는 드물다. '밀리언 달러 티켓'처럼 실수로 산 책을 제외하면 말이다. (내친 김에 '밀리언 달러 티켓'에 대해 서평도 간단히 해본다. '밀리언 달러 티켓'은 요약하면 '좋은 생각' 2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내용을 억지로 늘리고 늘려서 책 한 권을 만들어서 만원 넘게 받아먹는 책이다. 이런 구매행위를 했을 때 사람들은 '눈탱이 맞았다'는 표현을 쓴다.) 다행히도 the Secret은 눈탱이 맞았다 싶은 수준은 아니다. 나름 신선하고 은근히 머릿속을 맴돌며 종종 생각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자기암시의 강력한 힘이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하라고 권한다. 예를 들어서 ..
중국어를 시작할 때 일본어도 언젠가 배우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앞으로는 동북아시아의 시대라고 나름 생각을 했었는데, 몇 년이 지나도록 일본어를 시작도 하지 못했다. 우선 재밌겠다 싶은 책만 가끔 읽어보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들'은 1800년대 말부터 일본인들이 조선에 들어오기 시작해서 1945년 조선의 해방을 맞이해서 대거 조선을 떠나기까지 약 60년 정도의 기간을 다루고 있다. 물론 그 전에도 부산 등지에는 일본인들의 왕래가 있었지만 1800년대 말 이전와 1800년대 말 이후는 왕래의 성격이 다르다. 이 책 제목의 일본어 발음은 SHOKUMINCHI CHOUSEN NO NIHONJIN이다. TAKASAKI SOJI라는 학자가 집필했고 이 사람은 역사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일본내..
중국에 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을 때 골랐던 책들은 대개 그리 깊이가 있는 책들은 아니었다. 신문사 기자 몇 명이 1개월간 중국에 머물며 쓴 책이라던가, 개인적인 경험을 모아놓고 '중국은 이렇다'는 거창한 제목을 뽑은 책이라던가 하는 수준이었다. 나중에 중국어 학원에 다니면서 알음알음으로 추천을 받은 '신중국사', '중국의 붉은별'같은 유명 저작들을 접하면서 공인된 양서를 연이어 읽게 됐다. 책을 몇 권 읽다보니 중국 왕조의 역사, 근현대사 뿐 아니라 그 주변의 이야기로도 관심사가 확장되곤 한다. 여행을 위해 책을 읽다보니 대만의 역사, 대만과 본토의 역사에 대해 읽게 된 것이 그렇고, 이번에 흉노의 역사에 대해 읽은 것이 그렇다. 흉노는 지금의 중국 북부와 서부 지방을 아우르는 지역을 주무대로 활동했던..
'화교'라는 책을 읽고 이 글을 쓸 생각을 하면서, 서평으로 쓸까 아니면 그냥 기타 잡담으로 쓸까 살짝 고민을 했다. 기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에 대한 글이지만 한 편으론 곁가지를 조금 멀리 쳐서 교포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만 하고 글로 옮기지 못한 것까지 쓸 생각이었기 때문. '화교'라는 책은 '왕겅우'라는 사람이 썼다. 이 사람의 약력을 보니 현재 싱가폴국립대학의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이고 전에 호주국립대 교수, 말라야대학 교수(검색해보니 말레이시아에 있는 대학), 홍콩대학 부총장을 역임했다고 한다. 싱가폴과 홍콩은 물론이고 호주나 말레이시아에는 화교가 아주 많이 살고 있다. 스스로도 화교이고 화교가 많은 지역에서 학자로 활동한 사람이다. 저자가 대학 교수 출신이라 그런지 이 책도 논문처럼 쓰여졌..
'이사벨 아옌데'는 칠레의 유명 소설가다. '세피아빛 초상'은 그가 쓴 소설 3연작 시리즈 중에 가장 늦게 나온 책이다. 이 소설 3연작은 한 가족의 각각 다른 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3연작 중 가장 먼저 나온 책은 '영혼의 집'이라는 소설인데 나는 영혼의 집을 고등학교 2학년 때 영화로 접했었다. 이 영화가 아니었다면 나는 칠레의 근대사에 민주적으로 선출된 아옌데 좌파 정권이 있었다는 사실이나 그 정권이 군사 쿠데타로 무너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국토가 가장 긴 나라이며 와인이 유명한 나라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명박이 칠레 대통령이 됐으면 국토가 가장 길고 바다에 접한 칠레에마저 대운하를 건설했을 거라고 하는 우스개소리 정도.) 영혼의 집이라는 ..
영화의 대사가 유명해진 것들이 있다. 가장 많이 들어본 건 아무래도 Terminator2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내뱉은 I'll be back이란 대사인 듯. 그 외에도 '그 노래를 다시 연주해주게, 샘'이라는 대사는 내가 '카사블랑카'를 본적이 없음에도 익히 들어본 대사. 그리고 특별히 유명한 대사는 아니지만 'Shakespeare in Love'라는 영화에는 'sweet sorrow'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그룹명을 Sweet sorrow라고 정했길래, 안그래도 영문학을 전공한 영우가 Shakespeare 원작에서 따온 거려니 하고 생각을 했었다. 오래전에 본 영화들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쩌면 신경도 쓰지 않을 듯한 대사를 기억해둔 게 있다..
'어웨이크'는 수술 중에 정신이 깨어나고 감각은 살아있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을 다룬 영화다. 극 중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가슴을 칼로 가르고 드릴로 뼈를 자르고 겸자로 뼈를 벌리는 수술 과정을 모두 직접 느껴야 하는 끔찍한 상황에 처한다. 이 부분까지는 이미 알 사람들 다 아는 부분이고,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테니 여기까지. 수술 중에 의식이 돌아오는 '수술 중 각성' 현상은 실제로도 드물게 발생은 하지만 보통은 감각도 마취가 되고 다만 어렴풋한 의식만 있는 상태라고 한다. 영화처럼 칼로 생살을 자르는 것을 느끼는 경우는 더 드물다는 말씀.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몸을 움직일 수 없다면 신경 역시 마취가 되었다는 말 = 고통을 느끼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
서평 #1. 지금 여기의 유학 예전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책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그에 반발해 '공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책도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여기의 유학'이라는 책은 우리나라 유학의 마지막 보루라 할 성균관 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책이다. 저자들 역시 성균관 대학 유학동양학부의 교원들이 다수이고 나머지 필자 역시 성균관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했던 사람들임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들'이라고 했는데, 이 책은 12명이 주제를 나누어 각자 1~2꼭지의 글을 써서 하나로 묶어낸 책이다. 우선 내용을 짐작이라도 해볼 수 있도록 목차를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다. --=--=--=--=--=--=--=--=--=--=--=--=--=--=--=--=-- 여는..
책을 고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신문에서 추천 기사를 읽고 고를 때도 있고 서점에서 무작위로 들춰보다 고르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키워드 무작정 검색하기'라는 방법. 역사에 대해, 특히 중국, 한국, 일본, 대만 같은 인접 국가의 역사에 궁금함이 생겼던 어느날 역사, 중국... 같은 키워드로 책을 고르다 찾아낸 책이다. 위에 책 표지 사진을 보면 저자의 이름이 한자 4개로 된 이름이다. 얼핏 봐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하는 이름은 아니다. 우리나라 이름은 중국식으로 3글자 이름이니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라는 말이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코지마 신지(小島普治), 마루야마 마츠유끼(丸山松幸)라는 사람들이고 중국 역사를 전공한 도쿄대학의 교양학부 교수들이다. 86년에 처음 출판된 책이고 우리나라에..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대만의 유명한 가수 겸 배우 '주걸륜'이 주연뿐 아니라 감독까지 맡아서 만든 영화다. 어딘가에서 이 영화가 괜찮다는 영화평을 보고 즉흥적으로 구해서 방금 봤다. 주걸륜은 그전부터 유명했던 대만의 가수이다. 가수 주걸륜의 노래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해서 MP3로 듣곤 했는데 이 정도로 실력이 있는 배우인 줄은 몰랐다. (대만과 중국은 말이 통하니 만큼 중국 본토에서도 아주 유명한 가수다. 홍콩, 대만, 중국 본토의 가수나 영화배우들은 교류가 아주 활발하다. 주걸륜은 공리/주윤발과 함께 '황후화'에도 출연했는데 그러고보면 본토, 홍콩, 대만의 배우가 모두 출연한 셈이다. 중국과 대만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더욱 특이하게 느껴진다. 남한과 북한에도 이런 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