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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지난 번에 제주이민은 서평을 이미 썼는데, 그걸 깜빡하고 사진을 같이 찍었다. '간만에 2권에 대해 서평을 쓰다니... '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군. 나름 베스트셀러였던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에 이어서, 정봉주도 달려라 정봉주를 낸 적이 있다. 김용민 교수야 원래 책을 냈던 사람이고, 그래서 주진우 기자가 책을 내면서 나꼼수 도서의 완결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다. 그런데 엊그제 친구 집에서 달려라 정봉주가 서가에 꽂혀있더만, 친구도 읽지는 않았다면서, 사실 이미 아는 내용이 많은데, 말하자면 지지의 뜻에서 한 권 샀다고 한다. 나도 사서 꽂아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하고 책을 산 사람이 꽤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주진우 기자가 기자 시절 터트린 굵직한 사건들의 기사 원문과 뒷 이..
'거침없이 제주이민'은 제주도에 이주해 정착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작가 한 사람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인터뷰한 후에 각 꼭지를 써내려간 것 같다. 작가 본인도 제주도에 이주해 몇 년째 살고 있는 '육지' 사람이다. 언젠가부터 제주도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 제주도를 가본 사람들은 제주도가 좋다는 것을 많이든 적게든 느끼고 오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끝이 안 보이도록 톱니바퀴를 돌려야 하는 도시 생활의 탈출구로 제주도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게 아닐까 싶다. 도시 사람? 혹은 직딩? 이라고 할 수 있는,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 신세인 사람들은 늘 언제나 탈출구를 꿈꾼다. 그래서 가당찮은 로또 당첨을 기대하기도 하고 호주나 어딘가로 취업이민 같은 것을 꿈꿔보..
회사 독서 동호회의 장점이라면, 매월 책을 한두권씩 준다는 점 외에도, 내가 골랐다면 손이 가지 않았을 책을 읽게 되면서 독서 편식을 해소한다는 점도 있다. 어디서 들어본 듯 하다 했는데 뭐뭐 하는 홍대리 시리즈물 중에 하나다.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인가 하는 책도 있는 것 같은데, 골프를 책으로 배우는 건 어떤 것일지... 문득 궁금해지긴 함. 나중에 서점에 갈 기회가 되면 한 번 들춰봐야겠다. 이 책은 독서 고수(?) 두 사람이 공저한 책이고, 가상의 등장 인물이 나오지만 저자들의 개인적인 경험을 캐릭터화한, 자전적인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 밑바닥에 닿을 무렵에, 엄청난 독서+목적성 있는 독서를 통해 '거듭난' 경험을 담고 있다. 독서 입문서라고 적혀있는데, 독서 중에서도 자기 계발 목적의..
만화도 여러가지가 있다. 대본소(만화방) 만화, 이제는 사라진 영챔프 부류의 연재 만화, 퍼나르기 쉬운 인터넷시대의 신조류 웹툰. 그리고 최규석작가의 회화같은 만화가 있다. 최규석작가는 둘리가 성장한 모습을 그린 만화로 유명해진 작가다. 그것도 2004년 이야기라고 하니 최작가도 신인은 아니다. 수채화로 그린 그림을 보는 것도 재미다. 물론 유쾌하고 자연스러운 캐릭터들이 펼쳐나가는 이야기 자체가 재밌는 수작이다. 최작가의 대부분 작품이 실제 본인 주변의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 흐름이 좋다. 워낙 은근히 우울한 소재들이라 작가 본인도 우울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직접 만나본 작가는 생각보다 젠틀하고 훤칠한 미남이었다. 만화가가 연예인이라면 인기있었을듯.^^ 중요한 건 아니지만 줄거리..
국내 지방대 출신의 설움을 극복하고 뉴욕 SVA라는 학교에 가서 노력해서 1-2년 만에 공모전을 휩쓸면서 광고계의 기린아로 등장했다는 이제석씨의 자서전....까지는 아니고 경험담을 담은 책이다. 82년생이라는 많지 않은 나이. 감각이 좋고 재능이 있고 노력을 했고 등등. 성공담이라는 면에서는 일반적인 이야기의 틀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전에 올린 서평 '아웃라이어'에서도 성공하는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점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책의 중간 중간에 실린 사진들에서 대표작들이 소개되어있는데, 그의 뉴욕과 한국의 캐비넷에는 지금도 활용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엄청나게 쌓여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빛을 본 아이디어를 위해 그 수십수백배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던 고민과 노력의 결과들이라는 ..
'아웃'보다는 뒤의 '라이어'가 눈에 들어와서 '거짓말'과 관련된 내용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여기서 '라이'는 거짓말의 '라이'가 아니라 '~~에 놓다/놓이다'의 '라이'다. 즉슨, '아웃라이어'는 바깥에, 좀 다른 곳에 놓여있는 그런 사람들을 말한다. 결론은 이거다. 사람이 성공하는 데에는 개인적인 요소가 물론 중요하지만 환경적인 요소도 엄청나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월생부터 끊어서 팀을 구성하는 캐나다의 초중고 하키팀에는 몇 달 더 빨리 나고 자란 1-3월생 같이 연초에 태어난 사람이 많다는 것이 한 예이다. 1월에 난 놈이나, 11월에 난 놈이나 똑같이 경쟁을 하고 선수로 뽑히려니 몇 달 차이가 큰 어린 나이에는 그게 큰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생각해보니 나도 지금은 많이..
원래는 '서평'을 쓰는 폴더지만, 서평은 아직... 사놓고 읽지는 않았다. 나쁜 사마리아인..이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책으로 유명해졌던 장하준 교수, 캠브리지 교수라는 타이틀에서 느껴지는 아우라, 영어로 책을 써서 한국어로 번역되어 들어온 특이한 케이스, 나름 보수적 면이 확실한 경제학자의 책을 '금지도서'에 올려 국방부가 웃음거리가 되었던 일, 그리고 이번에 책이 나온 후로 우리나라의 진보, 보수 언론 모두에게서 관심과 비판과 찬사를 받는 특이한 사람. 얼마 전에 중앙일보 기사에서(아이패드 앱은 중앙일보가 잘 만든 것 같다. 자꾸 보게 되네.) 장하준 교수 인터뷰를 다룬 적이 있는데, 그래도 인터뷰에선 생각보다 인상적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진보, 보수, 양쪽에서 공격받는 것이 서운하다고 ..
영화 바스터즈(영어 제목은 Inglourious Basterds다. 영어 사전에는 inglorious, bastard가 맞는 철자인데 원래 제목은 저게 맞다. 영어가 아니던지, 의도한 오자이던지.)에서 유태인 사냥 전문 나치 장교로 등장하는 배우다. 이름은 Christoph Waltz. 오스트리아 사람이니까 독일어로 크리슈토프 봘츠 정도로 발음하면 비슷할래나. time志 지난 주 기사에서 연기 잘한 배우 9명을 꼽았고 그 중에 한 명으로 소개됐다. 영화 초반에, 프랑스 시골에서 유태인 가족을 숨겨주었던 농부 아저씨를 심문하며 몰아세우는 장면을 보며 카리스마에 관객들도(혹은 나만? --;) 짓눌리는 느낌이었다. 사람마다 인상은 제각각인지, 어떤 사람은 이 사람이 영화 안에서 파이를 맛있게 먹는 장면이 가장..
영화 포스터의 독일어 버전. 음... Frau가 부인이고 Zeit가 시간이다. Time Traveller's wife의 독일어버전이구나 하는 느낌이 대충은 온다. 영화의 주요한 배경이었던 초원의 모습. 저택에서 꽤 먼 곳이었던 것 같은데, 첫장면이나 마지막 장면이나 여주인공은 그 거리를 숨도 차지 않고 잘 뛰어오는 것 같다. 저런 곳에서 살면 나도 꽤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든다. 영화 줄거리야... 본 사람은 말할 필요도 없고, 안 본사람에겐 스포일러가 될테니 생략함. --;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라면 단연코 백투더퓨처와 타임머신이겠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나비효과'를 떠올린 사람도 많지 않을까. 정확히 말하면 시간여행과는 개념은 다르지만 시공간이 불연속적으로 흐르는 내용이다보니 비..
'장발장'의 원래 제목이 '레미제라블'이라는 사실, 그리고 '레미 제라블'이 아니라 '레 미제라블'이라는 사실을 안 건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이다. 그리 풍부하지 않은, 지금 보면 초라한 고등학교 도서관에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던 소설책으로 이 책을 처음 만났다. 2권짜리였는데 한 권만 해도 600-700백 페이지는 됐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어찌어찌 더 두꺼운 책을 읽기도 했지만 아무튼 당시 읽었던 책 중엔 가장 두꺼웠던 것 같다. 그 시절, 생각해보면 내가 프랑스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만화나 소설 속에서 접한 삼총사 이야기, 몽테 크리스토 백작, 괴도 뤼팡, 그리고 위인전기에 나온 키작은 루저-_-; 나폴레옹 이야기 뿐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삽화 하나 없는 그 두꺼운 소설책을 읽으면서도 머리 속으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