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평&예술평 (111)
theZINE
카메론 감독이 만든 아바타를 봤다. 이 영화를 위해 새로운 기술만 해도 여러 가지가 탄생했고 심지어 극장들은 진동의자가 설치된 극장을 추가하기도 했다. 영화를 재발명한 사건이 아닌가 싶다. 세상은 이놈 저놈 하는 일이 제각각이라 세상을 바꾸는 힘도 IT기술, NGO, 독서, 음악.... 여러 가지를 꼽는데 그 중에 하난 카메론 감독 같은 '난 놈'의 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세운 세계 영화 흥행 기록을 12년 만에 다시 본인이 경신해버리는 이 놀라운 인간의 퍼포먼스를 보다 보면, 특별함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주 오래전, 한 친구는 자신에게 가장 인상 깊은 영향을 미쳤던 조언을 꼽았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라는 내용의 조언을 누군가에게서 들었다고 했었다...
어찌 어찌 대만 관련 도서에 필이 꽂혀서 책을 고르다 우연히 사게 된 책이다. 작가에 대한 소개글(혹은 짧은 '전기문')이 서문으로 실려있고, 작가의 작품들과 그 설명들이 실려있다. 책 안에 들어있는 시리즈물을 보니 같은 크기와 형식으로 출간된 사진문고가 여러 가지 있는 듯 하다. 장차이는 대만 출생의 사진 작가인데, 한 때 일본군에 징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중국 상해에 살았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도 식민국가의 국민 신분으로 강제 징집되어 일본의 전쟁에 동원된 상처가 있다는 점은, 대만과 한국이 가진 여러 공통점 중에 하나다. 위 사진은 1942년 무렵의 상해 와이탄 풍경이다. 와이탄 북쪽에 있는 건물에서 '바이두' 다리와 와이탄 도로, 도로변의 은행 건물들(지금은 조명이 설치되어 관광객들을 향해 빛..
이 책은 검찰 출신인 저자가 우리나라 사법체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을 인터뷰하며 얻은 정보를 정리해서 결과적으로 독자가 한국 사법 체계의 현실을 이해하도록 해주는 책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 한국 사법체계의 구성원이 무엇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검찰과 법원 정도만 꼽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난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거기에 여러 가지가 더 붙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검찰과 법원 외에도 중요한 구성원은 '변호사'다. 물론 검사나 판사가 나중에 변호사가 되는 경우가 많고 사시 인원이 많아진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므로 여전히 몇 해 이상 일해온 변호사라면 판검사 출신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해서 법원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사건을 수임하고 수수료를 받는 브로..
학창시절(아~ 그 이름만 들어도 아득한 먼 옛날이여 ㅠㅠ) 만화방 죽돌이는 아니었지만 종종 갔었다. 다른 놀거리 대비 시간당 비용이 싼 편이기도 하거니와, 쇼파에 편하게 앉아서 만화책 페이지를 넘기며 읽는 편한 느낌이 좋았다. 재미있는 만화를 발견했을 때 아주 흥미진진한 기분으로 다음권을 꺼내는 재미도 좋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들(일본 만화 시마과장 시리즈처럼 기본 조사에 충실한 일본 만화들)을 접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아주 오~랜만에 엊그제 만화방에 들렀다. 시간이 잠깐 남아서였는데, 오래전에 추천으로 몇 권 읽다 만 이 만화를 집어들었다. 이 만화의 배경은 80년 쯤의 일본이고, 와세다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국도 대충 비슷했지만, 일본의 80년대는 최고의 호황을 ..
오랜만에 인터파크 도서코너에 갔는데, 나의 서평 중에 하나가 '대한민국 개조론'의 서평 중 우수 서평으로 뽑혀있다. 사실 인터파크에서 팔리는 책이 한 두권도 아니고 엄청난 숫자일텐데 한두권에서 우수 서평으로 뽑힌다고 해봐야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쁠 건 없다. ^^ 한 일주일 전쯤 다 읽었다. 전부 합쳐서 1000페이지가 조금 넘는다. 처음 읽기 시작한 후 몇 달이 걸린지 모르겠다. 어쩌면 반년도 더 걸린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선물해준 사람에게 물어봐야 알 것 같다.) 원래 한동안 덮어둔 책도 이어서 읽곤 하는 습관이 있기도 하고, 두께가 워낙 두꺼워서 가져다닐 수 없이 집에서만 읽다보니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오직 집에서 책 생각이 날 때만 읽을 수 있었던 책. -_- 참고로, 출퇴근길 전..
미국 영화배우들, 할리우드의 관계자들은 대체로 진보적이다. 미국 관련 기사에도 영화배우들은 종종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온다. (어쩌다보니 우리나라도 영화배우들이나 연예인들 다수는 진보적인 성향으로 비쳐지고 있다.) 그런 미국 연예계 분위기 때문일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딱히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을 본 기억이 없는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대표적인 보수적 영화배우이자 공화당 지자자로 알고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의 길이를 알아보려고 네이버에 들어갔더니 영화평에도 '보수'와 '진보'가 이 영화의 내용과 중요한 연관이 있는 것처럼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이 영화를 좋게 평가한 네티즌 리뷰 중에 가장 위에 올라와있는 글(클릭)을 보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진정한 보수적 가치를 영화를 통해..
책을 직접 찍으면 위 사진보다는 보기 좋을텐데 인터넷으로 구한 거라 표지 사진이 별로다. 표지와 제목, 부제만 봐서는 책의 주제를 알기 어렵고 선뜻 손이 갈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속임수와 부패, 편법의 심리학 외에도 미국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원제는 위와 같다. 부제를 살짝 풀어쓰면 '전보다 더 많은 미국인들이 남보다 앞서기 위해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이유'이다. 미국 사회의 다양한 편법, 부패, 도덕적 해이를 다양한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어느 자료에서도 찾기 어려운(이 책의 저자도 서문에서 '자료 구하느라 힘들었다'고 토로) 실제 사건들이 흥미롭다. 이 책의 말미에는 이런 편법과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들도 제시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편법과 부패의 근본적인 ..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학 캠퍼스에는 이런 저런 잡상인들이 참 많았다. 영어 교재 따위를 권장하는 부류가 많았다. 예전에 어떤 시사프로그램에는 신입 여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시가보다 훨씬 비싸게 화장품을 팔고 환불을 안해주는 악덕업체들이 나오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신입생은 만만한 존재인 걸까? ^^ 어리숙하던 신입생 시절, 나도 가끔 백양로를 지나가다 영업사원에게 이끌려 강의실이나 아니면 주차장에 세워둔 봉고차에 앉아 벼라별 물건을 파는 사람을 만났다. 봉고차에는 나 외에도 몇 명의 어리버리한 학생들이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영업 사원의 멘트를 듣고 있었고. 애당초 따라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래도 대부분은 좋게 거절하며 선방했지만 그때 구입한 창작과비평 전집은 아직도 애물단지로 남아있다. (책 내용은 ..
장하준은 캠브리지('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이라고 자동적으로 연결되어야 할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 인터넷을 너무 많이 했나보다)의 경제학과 교수이자, 인기있는 경제학 서적들을 다수 집필한 사람이다. 이전에도 이 사람이 쓴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 책은 보다 특별한 계기로 읽게 됐다. 다름 아닌 국방부에서 선정한 '불온 서적'리스트에 당당히 대표적인 도서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 국방부에서 '불온 서적'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부대 내 반입을 금지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내 블로그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8월 4일, 불온한 기운이 기승을 부리는 시국 - 국방부 불온 서적 선정에 부쳐) 장하준 교수는 이전부터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재벌체재, 독재정권을 옹호한..
영화 Away from her 는 알츠하이머 병('치매')에 대한 영화다. 44년을 함께 행복하게 살아온 노부부, 캐나다의 호수가에서 평화롭게 살던 중에 부인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고, 처음엔 간단한 철자를 잊어버리는 가벼운 증세에서 시작하지만 날이 갈수록 증세가 악화된다. 겨울에 혼자 스키를 타러 나갔다가 길을 잃어버릴 뻔한 일이 있은 후에 부인은 결국 요양시설에 들어가기로 한다. 부인을 보내고 싶지 않았던 남편은 부인의 결심을 어쩌지 못하고 보낸다. 요양 시설에 적응하기 위해 한동안 방문을 하지 못한 후에 오랜만에 요양시설을 찾은 남편, 그리고 그 사이에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부인... 이 영화의 주제는 우선은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 사람과 그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