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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ZINE
원래는 아이 없는 맞벌이 가족을 뜻하는 말이지만 월급도 들어오고 연말정산도 환급(그렇다! 올해에도 환급이 실제 가능했다!)받는 뜻 깊은(?) 날이고 마침 집에 아이가 없어서 제목을 그렇게 적음. 오늘 아침 잠을 깨며 생각해보니 밤새 한 번도 깨지않고 잔 게 몇 달 된 일이다. 출장 중에도 유독 일정이 빡빡해 잠을 설친 탓에 더 그렇다. 설 쇠러 며칠 일찍부터 아이가 집을 비운 덕에 잠을 푹 잔 날, 요즘 거의 하지도 않던 페북과 카스에 아이 사진을 올린다. 잠도 푹 자, 집도 어지럽혀지지 않아, 자기전에 책도 읽어, 심지어 혼자 아침밥을 챙겨먹어가며 출근도 할 수 있어... 삶의 질이 대폭 향상 되는 느낌과,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겹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을 만들어가며 내가 포기한 것들이, 이런..
온도는 5도~10도에서 더 내려가지 않지만 습하고 바람이 세고 옷도 두껍지 않아 춥다. 3월에 곧 다시 갈텐데 딱 좋은 날씨가 되어있겠지. 설날 지나 다녀올 호주는 지금이 여름일 테고. 지난 12월에 가본 발리는 후덥지근하고 눅눅한 날씨 뿐이었고. 계절이란 게 뭔지. 대만의 골프장은... 꽤 괜찮은 편이라고 해도 한국의 골프장들보다 훨씬 상태는 떨어진다. 상태라 함은... 클럽하우스 건물 상태, 잔디 관리 상태... 이런 건데, 그늘집에서 먹는 국수 한 그릇에 5천원도 하지 않으니... 일본도 골프장 내 음식이 바깥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함. 그네들이 벚꽃새우라고 부르던 새우가 들어간 볶음밥 대만은 결혼식 하객에 답례품으로 이런 폼나는 선물을 준단다. 홍차와 과자 세트. 결혼식 다녀온 거래처 부사장..
가장 유명한 골프 전시회가 열리는 Orlando Convention Center. 이 건물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모르지만, 오래되긴 했을 것 같다. 휴식용 의자가 놓인 자리에서 뒤를 보니 전화 플러그가 있다. 예전에는 공중전화가 놓여있던 곳이었을 테고, 바쁜 전시회 기간에는 전화를 쓰려는 사람들이 이곳에 줄을 서있기도 했겠지. 세상에서 한 때는 중요한 무언가였던 것들이, 이렇게 여드름 흉터같은 흔적을 남기고 사라져간다. 그리고 어떤 것들은 그마저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그래도, 혹시 모르지. 저기에 낡은 전화선이라도 꽂으면, 보고싶은 사람에게 말을 건넬 수 있을지.
언젠가, 나의 가족도, 나도, 나의 아기도 누구나 인생의 길고 짧은(....) 여정의 끝에는 죽음이라는 출구가 있다.
학창시절.... 뭐라 해야 하나, 독립영화는 아닌 것 같고, 참 수수한(?) 느낌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영화 주인공들의 바닥 인생과 대비되는 이름으로 '와이키키'가 쓰인 건, 그 당시 한국인들이 꿈꾸던 낙원과 같은 바닷가였기 때문일 것이다. 부곡하와이의 역사를 찾아보진 않았지만 부곡에 솟아나는 온천수를 보고 온천 휴양 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세운 사람들에겐 이 프로젝트의 규모와 품질에 걸맞는 '하와이'라는 지명이 어울렸던 것이겠지 아마. 느낌에 한 30년은 리모델링 없이 그냥 유지보수만 하면서 사용하는 듯한 이곳 부곡하와이 실내 수영장은, 한겨울 삭풍이 불어도 바깥 공기와 밀폐가 되지 않아 춥기 그지 없는 수영장과, 그나마 온기를 불어 넣어주며 끝없이 (조금씩) 풀장에 흘..
늘 여름이고 1년에 세 번 농사를 짓는 이 나라 사람이 나고 자라서 말을 배울 때, 아마 초등학생쯤, 다른 나라에 계절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배울 땐 그게 무슨 뜻인지 아리송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여기는 눅눅함이 곳곳에 배어있다. 오래된 건물들에는 비와 습기 속에 살아가기 위한 동남아 특유의 긴 처마가 자주 눈에 띈다. 울창한 나무와 곳곳을 덮은 이끼, 살 곳이 많아 수가 많아진 벌레들과, 그 벌레를 먹고 사는 새와 도마뱀들. 심지어 이곳을 즐겨찾는 호주사람들도 발리의 풍경의 일부다. 푹 쩔어서 이리저리 다니다보면 기운이 쭉쭉 빠지는 듯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적응 해버리면 그만인 듯하다. 아이 둘을 데리고 젖병과 온수까지 챙겨 다니는 여행이 고되지 않을 수 없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여기저기 ..
갑자기 추워진 겨울 밤거리를 내려다보며 따뜻한 집안에 있는 기분이 좋다. 그러다 덤불 속에서 추위를 피하던 고양이나 지하철 계단의 걸인, 혹은 추위 속에 장사가 힘들어진 듯한 지하철 토스트 아줌마 생각도 난다. 배가 부르면 추위가 한결 덜하고, 마음이 따뜻하면 잠깐의 추위도 즐겁다. 이번 겨울... 배 부르고 속편하게 보냅시다
지사의 출발...인가 하는 시를 본적이 있다. 컴으로 쓰는 중이었으면 검색을 해보겠지만 폰이라 귀찮아서 건너뛰고, 아무튼 뜻을 가진 선비의 출발이라는 뜻이었고 내용은 뭔가 의지와 새벽의 깨어나는 기운이 느껴졌다. 어린 시절 삼촌의 다락방에 걸린 그 시를 보며 잘 이해 되지 않는 시구절을 보고 또 보고 했었다. (그러고보니 책을 꽂아만 놓을 것이 아니라 좋은 시나 좋은 구절은 그때 그때 아이들의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것도 좋겠다. 물론 글을 뗀 후의 일이겠지만.) 어린 아이들도 잘은 모르지만 음악에서 슬픔을 느낀다. 어쩌면 이해할 수 있는 정도 선에서라면 시도 그 느낌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동시를 통해 아이들이 글을 통한 기쁨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을지는, 아이가 더 커야 알 수 있겠지. 빨리 시..
세상에 쓸모없는 행사 중에 하나. 어느덧 6년차다. 첫 4년인가는 반나절짜리 외출(?)의 기회를 주는, 싫지않은 교육이었지만, 5년차부터인가 아침 일찍 참석해야한다. 고작 하는 일이래야, 평소에는 인터넷에서만 접했던 어버이연합스런 꼴통 아저씨들이 나와서 50년 전 시대정신을 횡설수설 떠드는 것을 듣는 일, 그리고 민선 구청장이 사람 좋은 척 웃으면서 인사를 하면 본의 아니게 얼굴 도장 찍히는 정도. 원래 정해진 날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더 가까운 곳으로 슬슬 걸어서 다녀왔을 텐데, 날짜를 놓쳐서 버스타고 가야한다. 일찍 일어나는 거야 그냥 잠깐 귀찮은 일일 따름이고, 번거로움도 금요일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뒤로할 수도 있는 건데, 이유 모를 기분은... 마치 군대 가던 전날 기분? ㅎㅎ 입대 전 한참 동안..
-늘(?) 근육질 멋진 모습만 나오는 데 익숙했던 배우가 엄청 살을 찌운 모습 -제니퍼 로렌스의 매력 넘치는 캐릭터 -사기꾼들의 이야기. 그러나 사기꾼도 오션스일레븐이나 미션임파서블류의 전지전능하고 신이 내린 타이밍을 자랑하는 류가 아니고, 수사기관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마치 실제 회사생활을 보는 듯한. -코믹한 대사가 없이도 재즈 bgm과 코믹한 느릿한 편집이 인상깊은 -출퇴근 세 번에 나누어 폰으로 보며, 이렇게나마 문화생활을 하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