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평&예술평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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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거래의 기술(art, technic)을 기술(state)한 책. 트럼프가 1987년 경 출판해서 30주씩이나 베스트셀러에 머물렀다고 하는 책. 살까 말까 생각만 하던 책인데 11월의 무료 e-book으로 풀렸다. 그리고 잊고 있다가 11월이 끝나기 전에 읽어봤다. 번역문이긴 하지만 술술 읽히는 자전적 이야기. 물론 트럼프가 서재에서 차분하게 직접 쓴, 그런 글은 물론 아닐 것이다. 누가 대신 정리하고 다듬었겠지만 여전히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는 묻어나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몸에 배어있고, 유리한 부분만 이야기한다거나, 진실이 섞여 있어서 반박하기 쉽지 않은 거짓말을 하는 말투 등, 이래저래 알려진 트럼프의 스타일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 보니,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부분은 ..
통신사 서비스 중에 매달 음악 스트리밍 300곡과 영화, TV프로그램, E BOOK 무료 보기가 있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영화와 책은 그때 그때 바뀐다. 랜덤으로 주어지는 책들이라 흥미가 가는 책은 그 중에서도 일부이고, 독서시간도 많지 않으니 그 중에 다 읽는 책은 별로 없다. 저 책은 그렇게 무료로 읽을 수 있엇던 책인데 처음에 천천히 읽던 것을 열람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서 막판에 스퍼트를 해서 다행히 다 읽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사람들이 그렇게 예언해왔던 중국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 2020년을 전후해서 중국의 GDP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측도 이미 불가능하다. 그리고 필자의 생각으로는 앞으로도 몇 십년 안에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GDP를 추월할 수 없을 ..
오늘도 관련 없는 것들로 이어나간다. 우선 '올더머니'라는 영화를 봤다. 전설적인(?) 부자였던 폴 게티, 그의 손자가 유괴되었는데도 돈을 아껴대고 비싼 조각이나 그림 모으는 데에만 돈을 쓰던, 그러다 외롭게 죽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한국어 제목 붙이는 센스가 7080을 연상시키는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영화를 다 본 후에 보니 원래 제목은 The man who invented Christmas이다. 원래는 지금보다 훨씬 비중이 낮은 명절이었던 크리스마스를 지금과 같이 큰 행사일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이 알고 보니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이라고 한다.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개과천선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긴 하지만 그와 함께 크리스마스에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문화가 생겨..
E book 표지화면을 그대로 캡쳐했다. 진작에 받아놓고는 미루다가 다운로드 유효기간 마지막날 당일에 피치를 올려서 마무리했다.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을 향해 달려라, 인가 하는 소설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주제는 완전히 다르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문체, 사회 현상을 스쳐 지나가는 일처럼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것이 예전 그 책과 비슷하다. 글에 묻어나는 작자의 개성이라는 것은, 어떤 재주 좋은 이들은 위조도 가능은 하겠지만, 보통은 글에서 결국 묻어나기 마련이다. 어딘가에서 단서는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뜻으로 the truth oozes out at every pore 라는 표현이 또 생각나네. 리딩튜터라는 독해책에 나온 예문인데 자주 생각난다. 윤상이 이름을 숨기고 누군가에게 곡을..
평소에는 그다지 자막 거부증이 없는데 어제는 그냥 한국영화가 보고싶었지. 이 영화는 왠지 대사가 선명하고 말도 길지 않고 귀에 꽂히는 맑고 건조할 것 같았다. 일제시대가 배경이라는 점을 생각못했다. 생각보다 자막이 많았네. 동문관계가 끈끈하지는 않은 학풍 탓일지, 아니, 누구나 그런 거겠지만, 그동안 윤동주 시인이 선배라는 느낌이라던지, 나와 멀게나마 관계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의 고뇌를 이해하게 해준 시간. 다른 이의 삶을 살고 다른 이의 경험을 경험하는 것이 영화인데 그런 면에서 다른 이의 고민이 느껴졌다면 좋은 영화라 해야겠지. 윤동주시인이 다닌 릿교대에서 매년 2월 기일즈음에 추모 채플이 열린다고 한다. 언제가 기회되면 한 구석자리에 앉아있고 싶다. 그전에 조금이..
왕십리(往十里)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天安)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데.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원래 갑자기 생각난 시는 김소월이 아니라 박목월의 왕십리였다. 왕십리 박목월내일 모레가 육십인데나는 너무 무겁다.나는 너무 느리다.나는 외도가 지나쳤다.가도가도바람이 입을 막는 왕십리. 우연의 일치인지, 두 시인의 같은 제목 '왕십리'에는 둘 다 '가도, 가도'라는 문구가 나온다. 반복되는 네 글자로 좌절, 피로..
검찰도 아니고 경찰이 재벌2세? 3세?의 불법행위를 파헤치고 결국 때려잡는 영화 '베테랑'에 이어 검찰이 최고 권력자를 때려잡는 내용의 영화 '내부자들'을 보고 온 날, 문득 요즘 가끔 해왔던 생각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그 전에, 히로시마 원폭이 사실 한국이 떨군 것이니 하는 그런 만화가 있었다. '불문율'이라는 만화인데, 같은 작가 만화 중에 남북한이 힘을 합쳐 일본을 작살낸다는 '남벌'이라는 만화도 있었다. '사실은 이렇게 대단한 나라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답답함에 그런 이야길 그려낸 것이 아닐까. '베테랑'의 '서도철 형사(황정민)'나 '내부자들'의 '우장훈 검사(조승우)' 같은 사람이 실제로는 한국에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꿈꿔보는 영화가 등장하는 것 아닐까. '내부자들..
-늘(?) 근육질 멋진 모습만 나오는 데 익숙했던 배우가 엄청 살을 찌운 모습 -제니퍼 로렌스의 매력 넘치는 캐릭터 -사기꾼들의 이야기. 그러나 사기꾼도 오션스일레븐이나 미션임파서블류의 전지전능하고 신이 내린 타이밍을 자랑하는 류가 아니고, 수사기관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마치 실제 회사생활을 보는 듯한. -코믹한 대사가 없이도 재즈 bgm과 코믹한 느릿한 편집이 인상깊은 -출퇴근 세 번에 나누어 폰으로 보며, 이렇게나마 문화생활을 하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
딱 봐도 캐스팅이 화려하고, 군복 차림에... 라이언일병구하기 스타일의 잘 만든 전쟁영화스럽게 보이는데, 실제론 아주 잔잔한 영화다. 히틀러가 빼돌리던 유럽의 예술작품들을 회수하고 주인에게 돌려주는 임무를 맡았던 실제 부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대'의 자격으로 계급을 달고 이 일을 했던 사람들이지만 미술사학자, 건축가, 보존처리전문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제목 '모뉴먼츠 맨'은 이 부대의 이름이었고, 반대로 독일군도 '트로피 부대'라는 그럴 듯한 이름의 부대를 조직해서 전리품을 휩쓸고 다녔다고 하네. '우리가 인류의 예술과 역사를 구하겠어' 하고 뛰어드는 이들을 초인적인 영웅으로 그렸다면 모뉴먼츠맨이 아니라 아이언맨이 되었겠지만, 늙고, 배 나오고, 때론 실패한 개인사를 배경으로 한 사람들..
'서평'이라고 매번 말머리를 달긴 하지만 내가 책을 읽고 쓰는 글 대부분은, 특히 이 책에 대한 글은 평가의 글은 아니다. 그렇다고 '독후감'이라는 제목은 초등학생 방학숙제용인 것 같은 느낌이고. 꼭 마음에 드는 표현은 아니지만 늘 하던 대로 일단 말머리는 달았다. 아무튼 박범신 작가의 '은교'를 읽었다. 영화는 이미 개봉할 적에 보았고, 그래서 이 책을 내가 읽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골랐던 것 같다. 그래, 책으로도 한 번 보지 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애당초 나는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거니와, 나름 한국 문학계의 명사인 박범신 작가의 작품을 평가한다는 말을 달 수는 없겠다. 뭐... 나름의 평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긴 하지만.... ^^ 갈망, 욕망에 대해, 늙음에 대해 여러 생각을 ..